위기의 중소형사…초대형 IB 틈바구니 속 ‘생존 전략’은

입력 2018-01-0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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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투자은행(IB)의 탄생에 입지가 좁아진 중소형 증권사들이 올해 사업 전략으로 ‘차별화’를 내세웠다. 기업금융은 물론 자산관리(WM) 등 전 사업영역에서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대형사들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그 배경이다.

◇혼자서는 안 된다…시너지 배가에 주력 = 자기자본 3조 원 미만 중소형사 6곳 중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3곳은 그룹사와의 시너지 제고를 강조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작년 말 하나금융지주 및 은행과의 협업 차원에서 WM그룹과 경영관리그룹을 신설해 총 5개 그룹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WM전략을 그룹 차원에서 통솔해 전체 시너지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또 기존 투자금융본부를 2개 본부로 확대하는 한편, 작년 우수한 성과를 거둔 부동산금융본부 산하에 부동산솔루션실을 별도 신설해 힘을 실어줬다.

IBK투자증권 역시 금융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한다. 크라우드펀딩, 코넥스시장 등 중소벤처기업 자금조달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선두 지위를 유지할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작년 대신에프앤아이(F&I) 등 그룹 계열사와 협업해 만든 부동산 투자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을 거두면서 협업을 통한 활로를 찾았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단순 협업을 넘어 사업부문 간 융·복합을 통해 새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고객에게 답 있다… 서비스 강화가 먼저 = 반면, 최근 권용원 사장에서 이현 내정자로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된 키움증권은 독자적인 WM서비스 개발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기존 온라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WM사업 강화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KTB투자증권의 경우 작년 성과가 좋았던 항공기금융과 해외부동산 등 대체투자 사업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중소형 IB 특화 전문사로서 신용등급 상향과 수익성 개선을 다짐한 바 있다.

유안타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고객 특화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유안타증권은 ‘펀드레이더’라는 인공지능(AI) 종목 추천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업종별 전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이와 유사한 ‘프라임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이 같은 중소형사들의 각자도생은 초대형 IB 등장에 따른 공통된 위기감 때문이다. 중소형 증권사의 사업구조가 발행어음 등 초대형 IB들에게 허용된 일부 영업부문을 제외하고서 대형 증권사와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소형 증권사의 영업기반 확보,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 등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투자중개부문 수수료율 인하, 신용공여 금리 인하 등 대형사의 공격적인 리테일 영업이 이어져, 중형사의 영업기반 훼손이 우려된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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