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본부장(부행장급) 4명을 신규 선임하며 은성수 행장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행장 이하 임원 9명이 일괄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데 비하면 절반의 ‘세대교체’에 그쳤다.
5일 한국수출입은행은 경영쇄신을 위해 본부장 4명과 준법감시인 1명을 새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수은 경영진은 그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실적 부진 등의 책임을 지고 은 행장 취임 후 경영진 전원이 조직 쇄신 차원에서 사표를 제출했다.
특히 김성택 부행장(상임이사)은 최근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연루되기도 했다. 최성환 부행장은 본부장을 포함해 5년 이상 임원을 지내 이번에 물러났다. 이외에도 구조조정을 담당했던 조규열 본부장과 올초 임기가 만료된 문준식 본부장 등 4명이 퇴직했다.
홍영표 전무와 본부장 4명은 유임됐다. 성동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KAI), 대우조선해양 등 기존 문제들이 아직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기존에 업무를 맡아온 임원들을 전부 교체하는 부담은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양환준 프로젝트금융본부장, 윤희성 신성장금융본부장, 권우석 해양·구조조정본부장, 유승호 남북협력본부장이 새로 임명됐다. 신임 본부장들 모두 해당 업무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이다. 양 본부장은 석유산업금융부장, 금융자문부장 등을 역임한 해외 프로젝트금융 경력자이며 윤 본부장 역시 국제금융부장, 수은 영국은행 이사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권 본부장은 자원금융부장 등을 역임한 기획·여신 전문가다. 유 본부장도 남북협력총괄부장, 남북경협실장 등 해당 업무를 오랜 기간 맡아왔다.
신임 준법감시인에는 조영조 현 수은 부산지점장을 임명했다. 수은은 내부통제를 강화하고자 지난해 10월 준법감시인 제도를 도입했다. 조 준법감시인은 임직원 행동강령 제·개정과 운영 등 수은의 준법감시 업무를 총괄한다.
한편 수은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최성환·김성택 부행장 후임자를 기획재정부에 올렸다. 후임자는 이번에 유임된 본부장 4명 중에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행장은 상임 임원으로, 수출입은행법에 따라 행장이 제청하고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한다.
수은 관계자는 “이번 경영진 인사는 공개 모집과 외부 헤드헌팅사 평판조회 등 투명하고 공정한 선임 과정을 거쳤다”며 “준법감시인 제도 도입으로 내부통제 수준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