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경제에 대한 특유의 낙관론을 거듭 피력하는 한편 부자들이 불평등 등 시장 시스템의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4일(현지시간) 타임 매거진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경제 기적은 아직 시작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경제 기적 게임은 야구의 초기 이닝(1~3회) 단계에 있다”며 “미국인은 미래에 훨씬 더 많고 나은 혜택을 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1776년 시장경제와 법치주의, 기회의 평등을 결합해 인간의 잠재력을 해방시켰다”며 “이런 기반은 241년 만에 촌락과 초원밖에 없던 미국이 96조 달러의 부를 창출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앞으로 수년간 경제성장이 이뤄지면서 모든 사람에게 풍족한 삶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버핏은 또 미국인이 현재 누리는 풍족한 삶에 대해 존 D. 록펠러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내가 태어난 1930년에 미국 부의 상징은 록펠러였다”며 “오늘날 내 이웃 상위 중산층은 여행과 각종 여가활동, 교육과 의료혜택을 즐기고 있다. 이는 록펠러와 그의 가족이 누릴 수 없던 것이다. 록펠러가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지금 우리가 누리는 즐거움과 편리함을 향유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혁신과 생산성이 이런 기적을 설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건국 초기 80% 이상의 사람이 농장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2%에 불과하며 이는 트랙터와 비료, 관개 시설 등 생산성 향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버핏은 풀이했다.
미국 경제를 비관하는 사람들이 근거로 드는 낮은 성장률에 대해서도 버핏은 다르게 생각했다. 버핏은 앞으로 미국 인구가 연간 0.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근 수년간 기록했던 2%를 유지하더라도 매년 1인당 GDP는 1.2% 성장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어 이렇게 25년의 시간(한 세대)이 지나면 미국의 1인당 GDP는 현재의 5만9000달러에서 7만9000달러로 2만 달러로 증가할 것이며 이는 우리의 아이들이 훨씬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핏은 부자들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포브스 400대 부자들의 재산은 첫 집계가 이뤄진 1982년의 930억 달러에서 현재 2조7000억 달러로 29배 증가했다”며 “이 기간 ‘부의 쓰나미’는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위로 솟구치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 시스템은 많은 사람을 절망한 채 뒤로 남겨뒀다”며 “그러나 이런 치명적인 부작용은 개선될 수 있다. 부유한 가문이 시장에서 재능있는 인재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를 돌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