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야생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는 통상적으로 중부지역에서 먼저 검출되는 것과 달리 남부 지역에서 먼저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올겨울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AI 검출 경향을 분석한 결과, 예년과 다르게 AI 바이러스가 남부지역에서 먼저 검출되고 한 달 후 중부에서 검출되기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2017년 11월 13일부터 순천, 제주 등 남부 지역에서 처음 검출되기 시작한 AI 바이러스는 12월 13일부터 중부 지역인 용인, 천안, 안성에서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는 10월 28일부터 중부(천안, 아산, 원주 등) 지역에서 먼저 검출된 후 11월 중순 이후 남부(강진, 부산, 창원 등) 지역에서 검출되기 시작했다.
AI 바이러스는 겨울 철새가 남하하는 경로에 따라 중부 지역에서 먼저 검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은 "올겨울 고병원성 AI가 남부 지역에서 처음 검출된 것은 고방오리, 홍머리오리 등의 장거리 이동 철새들이 북극해로부터 홍콩, 중국 남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남해안, 제주도 등 남부 지역을 경유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올겨울에 검출된 고병원성 AI는 전년과 다르게 유전자형은 같고 유전적 계통이 다른 2종류의 H5N6형 AI 바이러스가 11월부터 동시에 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2016년은 10월 이후 한 가지 유전자형의 바이러스(H5N6)가 검출되다가 그해 12월 중순부터 새로운 유전자형의 바이러스(H5N8)가 함께 검출됐다.
한편 올 겨울 철새의 국내 도래 시기와 분포도 예년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200곳의 철새 종수 및 개체수를 조사한 결과, 10월에는 전년 같은 달의 186종 50만마리에 비해 다소 적은 176종 38만마리로 집계됐다. 11월에는 전년 동월(195종 90만마리)에 비해 줄어든 159종 60만마리를 기록했으며, 12월에는 전년 동월(195종 119만마리)와 비슷한 189종 108만마리로 집계됐다.
정원화 생물안전연구팀장은 "겨울 고병원성 AI 검출 경향이 예년과 달라 철새의 이동 경로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며 "겨울 철새가 북상하기 시작하는 2월부터 저수지, 습지 등 철새 서식지 주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예찰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