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고문은 1977년 행정고시 21회에 합격해 관료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재정경제원 소비세제과장, 재정경제부 외화자금과장 등을 두루 거쳤다. 윤 고문은 1998년 설립된 이후 2008년까지 조직이 유지된 금융감독위원회(이하 금감위)의 초기 구성원이기도 하다. 윤 고문은 금감위에서 감독정책2국장과 부위원장,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금융 전문가로 거듭났다.
이어 그는 2007~2010년 기업은행장, 2012~2014년 외환은행장 등 두 곳의 은행에서 은행장을 맡은 이례적인 경력을 갖추고 있다.
윤 고문이 관료 출신임에도 금융권 CEO로서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그의 뛰어난 리더십과 친화력 때문이다. 그가 2012년 2월 20일 외환은행에 처음 출근할 때, 당시 노조위원장에게 미리 준비한 장미꽃 100송이를 선물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2012년 2월은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직후였다. 자칫 노조와 갈등을 겪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윤 고문은 장미꽃 선물과 함께 가장 먼저 노조 사무실을 찾으면서 하나-외환 통합을 선두에서 이끌어냈다.
윤 고문은 외환은행장 시절 “조직의 상처가 무엇인지 파악해 이를 잘 추스르는 것이 조직 안정화에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또 조직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직원의 열망을 수용하고, 이를 업무로 실현하는 것을 주요 경영 과제로 꼽아왔다.
이규성 코람코자산신탁 이사회 의장(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윤 고문을 영입한 것도 이러한 그의 장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은 2월 주주총회 때 윤 고문의 회장 선임을 계기로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경영진의 교체설도 나오고 있다. 조직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코람코자산신탁의 변화 역시 윤 고문이 선두에서 이끌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