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현금 없는 사회’되려면 장애물 넘어야

입력 2018-01-0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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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들, 현금 선호 지속에도 성장 가능성 기대

▲인도 뉴델리의 상점에 페이티엠 결제 바코드가 비치돼 있다. 뉴델리/신화뉴시스
▲인도 뉴델리의 상점에 페이티엠 결제 바코드가 비치돼 있다. 뉴델리/신화뉴시스

화폐 개혁 이후 모바일 결제 시장이 급성장 한 인도가 ‘현금 없는 사회’로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6년 11월 고액권인 500루피(약 8500원), 1000루피 지폐 사용을 금지하는 화폐 개혁을 단행했다. 전자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인도의 모바일 결제 기업 페이티엠은 이를 기회 삼아 성장했다. 중국 알리바바와 미국 페이스북, 구글, 페이팔도 인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모디 총리는 ‘디지털 인디아’를 내세우며 현금 없는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거대 IT기업과 정부의 노력에도 인도는 지폐를 포기하지 않았다. 인도인들은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현금 거래를 선호한다. 시저 센굽타 구글 부사장은 “현금은 편리하다. 익명성이 있으며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인들도 현금을 반긴다. 세금 때문이다. 이들은 정부가 전자 결제 데이터를 이용해 매출을 파악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데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인터넷 접속도 걸림돌이다. 레드시어 컨설팅에 따르면 인도의 인터넷 사용자는 약 5억 명으로 13억 인구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결제, 음식 배달 주문 등 인터넷 사용이 능숙한 사람은 5000만 명 수준이다.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약 33%밖에 되지 않는다. 시장조사업체 칸타TNS에 따르면 인도에서 온라인 접속이 가능한 사람 중 14%만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모바일 결제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신뢰도 큰 문제다. 결제앱 정보 도용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페이티엠 측은 “계정 정보를 요청하는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북부 알리가르에 거주하는 한 페이티엠 이용자는 누군가가 자신의 계정에서 3300루피를 훔쳤으며 돈을 되찾은 후에도 결재앱보다 현금이나 직불카드를 선호하게 됐다고 말했다.

언어의 장벽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페이티엠의 상점용 앱은 영어로 되어있다. 이에 영어를 모르는 상인들이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비자이 세카르 샤르마 페이티엠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중소도시인 자신의 고향에서 “페이티엠에 있는 돈을 은행으로 송금할 줄 모르는 힌디어 사용자 상인을 만났다”고 말했다. 라잔 아난단 구글 인도·동남아시아 담당 부사장은 “영어에 능숙하고 인터넷을 사용할 줄 아는 인도인은 2억 명 수준”이라며 “인터넷 신규 이용자의 10명 중 9명은 영어에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페이티엠 측은 힌디어 버전 앱을 추가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 같은 장애물 탓에 일부 회의론자들은 결제앱 성장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IT기업은 인도를 기회의 땅으로 여긴다. 현금으로 하루를 보내기 어려울 정도로 ‘현금 없는 사회’에 다가선 중국처럼 인도에서도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시장도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결재앱 시장의 가치는 64% 증가했다. 인도 정부가 지원하며 구글의 테즈(Tez), 인도 내 55개 은행이 사용하는 통합지불인터페이스(UPI) 거래액은 지난달 21억 달러(약 2조2423억 원)에 달했다. 인도 최대의 결재앱 페이티엠은 3억200만 명의 계정과 9000만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페이티엠은 결재앱 사용 활성화에 앞으로 2년간 19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샤르마 CEO는 “우리의 진정한 야망은 페이티엠이 새로운 시대, 디지털, 모바일 세계를 위한 은행으로 알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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