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3곳, 글로벌 시세 산정서 퇴출…가상화폐 ‘김치 프리미엄’ 사라지나

입력 2018-01-10 08:57 수정 2018-01-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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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마켓캡 조처에 흔들린 가상화폐 시장

가상화폐 시장에서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가상화폐 중계 업체인 코인마켓캡이 지난 8일(현지시간) 가상화폐의 가격 산정에서 빗썸, 코인원, 코빗 등 한국 거래소 3곳의 데이터를 제외한다고 밝히며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은 전 세계 7600여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1300개 이상의 시세를 세계협정시(UTC) 기준으로 집계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투자 광풍이 불어 가상화폐 가격이 국제시세를 크게 웃돌자 이런 왜곡을 막기 위해 코인마켓캡은 한국의 거래소 3곳을 제외키로 한 것이다.

이 여파로 9일 한때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7% 하락해 1만4820달러(약 1587만 원)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2주 만의 최대 낙폭이다. 당시 시가총액 상위 10개 가상화폐는 모두 하락세를 보였으며 10% 이상 하락하는 가상화폐도 속출했다. 카르다노(에이다)와 라이트코인은 각각 16% 폭락했다.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7시 55분 기준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지속, 24시간 전 대비 3.78% 떨어진 1만4488.2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 2위을 탈환한 이더리움은 반발 매수세 영향으로 13.25% 오른 1294.55달러 나타냈다. 시가총액 기준 3위, 4위인 리플과 트론은 각각 15.10% 떨어진 2.05달러, 33.35% 하락한 0.1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 가상화폐 시장에서 다른 나라와의 가격 괴리, 즉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코인마켓캡은 지난 8일 트위터에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가격 이탈이 심한데다 매매가 제한되는 등 극심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소인 비트맥스의 그레그 드와이어 애널리스트는 “한국에서는 모든 가상화폐 가격에 30%의 프리미엄이 붙는다”며 “한국 거래소의 가격을 제외하자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30%나 줄었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혼란에 빠져 매도 러시를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한국 가상화폐 시장에서의 수요는 일부 가격에 왜곡 일으킬 만큼 크다”며 “리플의 경우 한국에서 4달러까지 올랐지만 다른 나라에선 2.50달러선에 거래됐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금융 당국이 6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가상계좌 합동검사를 시행한다는 소식도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든 요인이다. 한국 금융 당국은 가상계좌 합동검사를 시행해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제대로 지켰는지를 조사하고, 불법자금이 오가도록 내버려둔 은행에는 가상계좌 서비스를 전면 중단키로 했다.

TF글로벌마켓의 니암 아슬람 수석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규제 감독이 강화돼 시장에 불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한국의 비트코인 시장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며 “정부의 규제 조치가 다른 나라와의 가격 차이를 좁히고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인민은행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규제에 가세했다. 인민은행은 비트코인 채굴 기업의 전력 공급을 제한할 방침이다. 인민은행 측은 ”전략사용량이 너무 커 산업에 잠재적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SEC는 ICO(가상화폐공개·Initial Coin Offering) 중에서 연방 및 주 정부의 규정에 따르지 않은 것들이 많다며 불법적인 투자 및 ICO를 규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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