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발행어음)인가 심사가 재차 무산되면서, 온전한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이 더뎌지고 있다.
1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리는 제1차 증권선물위원회에서 NH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안은 논의되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NH투자증권에 대한 심사 결과가 넘어오지 않았다”며 “증선위에서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이 정례회의에 상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으면 증권사 자체 신용으로 만기 1년 이내 어음을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할 수 있다. 기업금융 업무에 필요한 자금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어 초대형 IB들의 미래 향방을 가를 강력한 변수로 점쳐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최근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채용 비리 청탁 혐의와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NH투자증권도 무난히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을 것이란 관측이 대두됐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심사가 늦어지면서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인가안도 다음 증선위까지 잠정 보류됐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진 바 없다.
현재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조건을 갖춘 국내 초대형 IB 5곳 중 발행어음 업무를 공식 인가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연내 5조 원의 발행어음 판매 규모를 예상했다.
유력 후보였던 KB증권은 지난 3일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로 인해, 삼성증권은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으로 심사가 보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