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망사용료 분쟁 上] 自國서 뺨 맞은 IT공룡들, 韓國서도 가시방석

입력 2018-01-10 10:40 수정 2018-01-1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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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원장 만난 페이스북 부사장… 망사용료 갈등 실마리 찾나

페이스북의 글로벌 통신 정책을 책임지는 케빈 마틴 부사장이 방한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난다. 표면적으로는 국내 인터넷 현안 논의를 위한 방한이지만 국내에서 불거진 망사용료 무임승차 논란을 봉합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논의는 추후 구글, 유튜브 등 글로벌 IT업체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오후 이 위원장과 케빈 마틴 페이스북 부사장이 면담을 한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국내외 인터넷 기업 간 역차별 문제 해소방안, 이용자 보호, 국내 인터넷 생태계 발전방향 등의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SK브로드밴드와 망사용료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페이스북이 우리 정부 정책 방향을 듣고 소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6년 SK브로드밴드와 망사용료 정산을 두고 갈등하다 가입자의 인터넷 접속경로를 해외로 임의 변경해 접속 지연 현상을 유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방통위는 이와 관련 지난해 5월 실태점검에 나섰고 최근까지 사실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의 핵심은 페이스북이 통신사에 따라 이용자를 차별했는지이며, 페이스북은 접속 경로 변경이 이용자를 차별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2월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와 캐시서버 설치, 망사용료 납부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페이스북은 동영상 등 데이터 사용량이 높은 콘텐츠가 늘어나자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인터넷 사업자에 한국 내 ‘캐시서버’의 무상 설치를 요구했다. 그러자 SK브로드밴드는 캐시서버 설치와 유지 관리를 위해 페이스북에 망 사용료를 요구했다. 결국 페이스북의 망 사용료 지불 거부로 협상이 결렬되자 페이스북이 접속경로를 홍콩으로 임의 변경하면서 SK브로드밴드 이용자들이 접속 지연을 겪었다.

페이스북은 이번 방한이 현지와 소통 강화의 일환이라고 선을 그었다. 마틴 부사장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을 지낸 거물로, 방통위 제재 관련 소통 이외에도 한국 시장 전반을 둘러보고 역차별, 조세회피 등 상황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협상에 나선 것은 미국의 망중립성 폐지, 방통위 압박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페이스북이 그동안 망중립성 원칙을 내세우며 망사용료 지급을 회피해왔지만 지난달 미국에서 망중립성 폐지 결정이 나면서 기존 관행 유지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페이스북은 국내에 유일하게 KT에 캐시서버를 설치하고 연간 100억 원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기업인 네이버는 지난해 734억 원을 망 사용료로 지불했다. 페이스북은 네이버 대비 트래픽이 5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국내 업계는 글로벌 IT 공룡업체들이 국내 이용자들을 볼모로 망사용료 등에서 과도한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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