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첫 신년 기자회견 '눈길'…“일자리 직접 챙기겠다”

입력 2018-01-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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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ㆍ위안부ㆍ개헌 등 다양한 주제 다뤄…기자들 발언권 얻으려 퍼포먼스 펼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새해 국정운영 구상이 담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새해 국정운영 구상이 담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라는 제목의 신년사를 통해 “국민소득 3만 달러에 걸맞은 삶의 질을 우리 국민이 실제로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제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가 되고 우산이 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논란이 되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앞으로 3∼4년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인 과제로 삼아 앞으로 직접 챙기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자 정부도 혁신하겠다”며 “정부 운영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바꾸고 2월 말까지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이 같은 내용의 신년사가 끝난 뒤 문 대통령은 자유로운 형식의 기자회견을 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기자회견 때 미리 질문자와 순서를 정해 대답하는 방식 대신 기자들이 손들면 대통령이 즉석에서 기자를 선택해 답하는 방식을 선택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든 기자 중에서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전에 질문과 질문자를 정하지 않고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든 기자 중에서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전에 질문과 질문자를 정하지 않고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이에 사회를 맡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늘 기자회견은 대통령과 언론인이 자유롭게 묻고 답하는 방식이다. 방식이 처음이라 질문자 호명 과정에서 혼선 있을 수 있다. 대통령께서 손으로 지명하고 눈을 마지막으로 맞춘 기자에게 질문권. ‘나도 눈 맞췄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시면 곤란하다”고 말해 주위의 폭소를 이끌어냈다. 특히 윤 수석은 “한 가지만 질문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기자들은 대통령의 간택을 받고자 일제히 손을 들며 다양한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질의응답이 끝나자 윤 수석은 “오늘 처음으로 실시한 대통령 직접 지명 기자회견을 해봤는데 일부 기자는 양손 드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인형 들고 와서 계시고. 새로운 문화 정착돼 갈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 문 대통령은 야당과의 관계 설정과 관련해 “새해에도 진정성을 가지고 여러 가지 소통과 대화하면서 야당과 협치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다.

남북대화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남북 관계 개선될 수 있고 관계 개선되면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될 것이다”며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문제 해결에 필요하다면 어떠한 만남도 열어두고 있다. 정상회담 하려면 정상회담 여건이 조성돼야 하고, 어느 정도 성과가 담보돼야 한다”고 말해 북핵 문제 진전 없이는 정상회담을 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동맹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안보에 관해서 한국과 미국은 오랜 동맹국이기도 하지만 또 안보에 관한 이해를 함께 공유하고 있다”며 “남북 간 대화 시작으로 남북관계 개선 기회로 삼고 북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는 그런 계기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미국과 아무런 이견이 없다”고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위안부 합의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일본이 그 진실을 인정하고 또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며 “정부와 정부 간에 피해자 배제하고 조건과 조건 주고받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입장을 나타냈다.

개헌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는 대통령 4년 중임제가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생각하지만 제 개인 소신 주장할 생각 없다”며 “(국회가) 중앙 권력구조 개편이 합의되지 않으면 그 부분(권력구조 개편만)에 대해서는 다음으로 미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한계 기업들과 아파트 경비원·청소원 등 취약 계층의 고용이 위협받을 소지가 있어 그런 일 없도록 노력할 것이다”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부담은 이미 대책을 만들었고 이를 이용하면 문제가 없다. 다만 지원대책에도 바깥에 있는 분들을 어떻게 할지가 과제지만 청와대와 정부가 최선을 다해서 제도권 속에 들어와서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속내를 얘기했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남북대화 성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매우 크다”는 답변과 기자들에 대한 격한 댓글에 대해 “담담하게 생각하고 너무 그렇게 예민할 필요 없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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