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이민 정책에 된서리 맞은 세븐일레븐

입력 2018-01-1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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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기업에 대한 불법 이민자 단속 더욱 강화할 듯...재계 “美 경제성장에 위협” 우려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10일(현지시간) 이민세관집행국(ICE) 관계자가 세븐일레븐의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고 있다. LA/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10일(현지시간) 이민세관집행국(ICE) 관계자가 세븐일레븐의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고 있다. LA/AP연합뉴스

미국 이민 당국이 불법 이민자 고용주에 대한 일제 단속에 들어갔다. 당국은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정조준해 전국적인 감사를 벌이고 불법 이민 의심자를 체포했다.

10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은 이날 미 전역의 세븐일레븐 프랜차이즈 매장 98곳을 급습해 직원과 관리자들을 조사했다. 불법 이민자로 의심되는 21명이 체포됐다. 토머스 호먼 ICE 국장대행은 성명서를 통해 “오늘 감사는 불법 노동자를 고용하는 미국 기업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면서 “ICE는 법을 집행할 것이며 위법이 드러나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D.C.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일리노이, 뉴저지와 뉴욕 등 17개 주의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ICE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세븐일레븐 측은 즉각 성명을 내고 “세븐일레븐 가맹점은 독립적인 사업자로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을 확인하는 것을 포함해 직원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진다”면서 “가맹점의 모든 직원은 세븐일레븐INC의 직원이 아니라 매장 직원이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는 이민법을 엄격하게 준수하며 법률을 위반했다는 판결을 받은 가맹점의 프랜차이즈 계약을 해지했다”고 덧붙였다. ICE는 “세븐일레븐이 책임 있는 채용 및 고용 관행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호먼 국장대행은 지난해 10월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불법체류자 취업 및 고용 단속을 4배 강화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그는 3일 “피난처 도시와 그들을 뒷받침하는 정치인을 기소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하며 반이민 정책을 옹호했다. 호먼 국장대행은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ICE 수장에 오를 예정이다. 포브스는 올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내다보는 기사에서 직장 급습을 통한 ICE의 단속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반이민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ICE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따라 고용주에 대한 최대 규모의 감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임시보호지위(TPS) 갱신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3월 TPS가 만료되면 20년 가까이 미국에서 지내온 이민자 20만여 명이 대거 추방될 상황이다. 지난해 9월에는 불법체류 신분인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프로그램 DACA를 폐지하기로 결정하고 3월까지 구제 법안을 만들기로 민주당과 합의했다.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도 추진 중이다. 지난달에는 이슬람 국가 등 8개국을 대상으로 미국 입국을 금지한 행정명령이 연방 대법원의 인정을 받았다. 난민 수용도 줄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이 미국 경제 성장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미국 재계의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톰 도나휴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우리가 노동력을 확대하고 지원하지 않는다면 경제 성장을 높이고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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