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미래다] “농업의 가치 헌법에 반영해야” 한목소리 내는 범농업계

입력 2018-01-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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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개 농업단체 9일 추진연대 발족…농협, 지난해부터 대국민 캠페인

▲9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농업가치 헌법 반영을 위한 범농업계 추진연대가 발족하고 있다.(농협)
▲9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농업가치 헌법 반영을 위한 범농업계 추진연대가 발족하고 있다.(농협)

농협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낡은 것을 바꿔 새 것으로 만든다’는 뜻의 환부작신(換腐作新)을 제시했다.

새해 농가소득 5000만 원 달성 목표에 속도를 내는 한편, 그 배경에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반영해 당위성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협은 지난해 말부터 농업의 공익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11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업과 농촌은 1차적으로 농축산물을 생산해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본래의 역할을 담당한다. 부수적으로는 식량안보와 생태계 보전, 수자원 확보와 홍수 방지, 농촌경관 및 환경 보전, 지역사회 유지, 지역경제 활력 제고, 전통문화 계승 등 유무형의 가치를 생산하는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전국 농협 대의원조합장들은 이 같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반영해야 한다는 대국회 건의문을 채택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국회를 방문해, 이주영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설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에게 농업의 공익적 가치 헌법 반영을 위한 건의문을 전달했다.

농협조합장 대표단은 건의문을 통해 “30년 만에 헌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농업인은 물론 국민 모두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새로운 헌법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농협조합장 일동 명의의 건의문에서 △농업의 공익적 기능과 중요성 헌법에 명시 △농업의 공익적 기능 강화를 위한 국가책무 규정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창출하는 농업인에 대한 재정지원 근거 마련 등을 촉구했다.

또 범농협 차원에서 농업가치 헌법 반영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농업인·소비자 단체와 학계 등 각계각층과 국민 공감대 확산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대표적인 것이 대국민 1000만 명 서명운동이다. 농협은 농업가치 헌법 반영을 위해 추진한 서명운동을 지난해 11월 1일 시작했다.

농업인의 날(11월 11일)을 하루 앞둔 10일에는 서명운동의 전국적인 확산을 위해 중앙본부와 16개 지역본부, 158개 시군지부 및 전 계열사가 모두 나서 대대적인 전국 동시 가두캠페인을 실시했다. 서울역과 광화문, 서대문, 충정로 일대에서 실시한 서울지역 캠페인에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 임직원이 앞장서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안내장을 배부하고 서명을 호소했다.

같은 달 17일 김 회장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총회에서 전 세계 협동조합대표 1000여명에게 서명 동참을 당부했다. 1895년 설립돼 전 세계 10억 명의 협동조합원을 대변하는 ICA는, 회원기관을 통해 2억5000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 비정부 민간국제기구다.

이번 ICA 총회에서 세계 농업협동조합을 대표하는 글로벌 이사로 선출되기도 한 김 회장의 열성에, 모니크 르룩 ICA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의 서명 참여가 쇄도했다는 전언이다.

그달 말 농협은 서명운동에 한층 더 속도를 내기 위해 자문위원회를 열었다. 신정훈 청와대 농어업비서관과 이명자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범농업계 주요인사 간담회도 병행했다.

자문위원으로는 정부와 학계, 공공기관, 농민·사회단체 등 분야별로 총 19명을 위촉했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국장과 정승 농어촌공사 사장, 김창길 농촌경제연구원장, 정영일 농정연구센터 이사장 등 업계 인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일련의 노력에 힘입어 농협은 서명운동 개시 한 달 만인 지난해 11월 30일에 서명자 1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범농업 차원에서 추진한 농업가치 헌법반영 1000만 명 서명운동은 국민에게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서명운동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농업의 가치가 반드시 헌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이 소중한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전국의 농업인에게 호소했다.

올해 들어 농협은 농업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9일 농축산연합회, 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등과 범농업계 농업가치 헌법반영 추진연대 발족식을 공동으로 개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 단체는 향후 농업가치 헌법반영을 위한 대국회 건의활동과 범국민 공감 확산을 위한 홍보활동을 함께 추진키로 했다.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발족식에는 농민헌법운동본부 54개 단체, 농축산연합회 28개 단체, 축산관련단체협의회 27개 단체가 결집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이 자리에 참석해 힘을 실었다.

김 회장을 비롯한 범농업계 추진연대 공동대표 5명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와 국가의 지원 책무가 헌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범농업계의 모든 역량을 결집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선언문에 서명했다.

공동대표 중 한 명인 이홍기 농축산연합회 상임대표는 기념사를 통해 “오늘은 그동안 하나의 목소리를 낼 기회가 적었던 범농업계가 농업가치 헌법반영이라는 목표 아래 하나가 된 매우 뜻 깊은 날”이라며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국가의 지원 의무가 헌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범농업계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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