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세계 기술경쟁력이 정보통신(IT)을 중심으로 한 3차 산업혁명시기엔 세계 톱클래스를 달려온 반면, 인공지능(AI)과 로봇공학·생명공학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시기엔 하위권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현재 보유 중인 혁신 역량을 유지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선도 분야에 대한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고 봤다.
한편 미국은 3·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분석 전기간에 걸쳐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3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는 2위를 유지했고,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도 1996년부터 2위로 올라섰다.
이 조사는 미 특허청이 1976년부터 2015년까지 승인한 500만개 이상의 실용특허 전량을 기반으로 국가별 혁신 역량 추세를 비교 분석한 것이다. 특허 출원 수라는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특허 출원시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인용되는 질적 측면까지 감안해 분석할 수 있는 허시인덱스(Hirsch index, H-index)를 적용해 비교했다.
또 3차 산업혁명 분야의 경우 IT 등 관련 기술이 가장 활발히 특허 출원된 1996년부터 2005년까지의 주요 10개 기술 특허 출원 수를 기준으로 분석했고, 4차 산업혁명 분야의 경우 아직 그 개념이 모호하다는 점에 비춰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가장 빠르게 특허 출원 수가 증가한 상위 10개 기술을 적용해 진단했다. 또 연구기간 중 전체 특허의 약 99%를 차지하는 주요국 15개 국가를 대상으로 했고, 분석의 편의를 위해 분석기간을 10년 단위로 네 개 기간으로 나눴다.
한편 3차 산업혁명 기간인 1996년부터 2005년까지 특허 출원 상위분야는 제약과 반도체 소자 제조, 화학, 액티브 반도체소자 등이었고, 2006년부터 2015년까지 특허 출원 속도가 빨랐던 분야는 화학 조합 기술과 스캐닝-탐침 기술, 정보보안, 나노기술, 가상기기 및 운영체계 등 컴퓨터 및 디지털 프로세스 시스템, 데이터 프로세싱 등이었다.
손욱 한은 경제연구원장은 “특허자료를 이용해 분석해 본 결과 3차 산업혁명 중심 기술은 세계 톱에 위치하고 있는 반면 4차 산업혁명 중심 기술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4차 산업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될 경우 혁신을 통한 경제발전이 더디게 진행될 위험이 존재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 시점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산업을 찾아봤다는 것과 관련 분야의 혁신역량을 수치화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대영 한은 부연구위원도 “특허 출원이 국가의 기술혁신역량과 생산성까지 1대1로 설명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분야에서 혁신 역량이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보유하고 있는 혁신 역량을 유지, 발전시키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적극 확대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이행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