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기재부 등 정부부처들에 따르면 기재부 노조는 이달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기재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국장급에서 9명, 과장급에서 10명을 닮고 싶은 상사로 뽑았다.
기재부 노조는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인 간부를 선정·표창하기 위해 2004년부터 매년 설문 조사를 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직원 1명이 국장급 이상에서 닮고 싶은 상사 2명과 닮고 싶지 않은 상사 2명을 뽑고 과장급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4명을 뽑는 식이다. 3년 연속 닮고 싶은 상사로 선정되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닮고 싶은 상사에 선정되면 따로 혜택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영광이고 간접적으로는 향후 평판 조회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구윤철 예산실장 등 19명이 닮고 싶은 상사로 뽑혔지만 닮고 싶지 않은 상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기재부 노조 위원장은 "닮고 싶지 않은 상사는 투표가 기준치에 못 미쳐 발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애초 이번 닮고 싶은 상사 조사를 앞두고 기재부 내부에서 김 부총리가 닮고 싶은 상사로 뽑히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결과적으로는 닮고 싶은 상사에는 이름이 없었지만 닮고 싶지 않은 상사에 선정되지 않아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일각에서는 닮고 싶지 않은 상사에 선정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2004년부터 올해까지 닮고 싶지 않은 상사에 뽑힌 이들이 장ㆍ차관이 되는 사례도 많다. 기재부 차관보와 1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까지 지낸 주형환 전 장관이 대표적이다.
기재부 한 과장급 공무원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 김동연 부총리가 닮고 싶지 않은 상사에 얼마나 득표를 받는지가 모두의 관심사였다"고 말했다.
한편 관가에서는 김 부총리가 닮고 싶지 않은 상사에서 다득표를 했다는 루머가 돌았으나 기재부 노조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