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파격적 임금· 단체협상 눈길… 유통업계 예의주시

입력 2018-01-12 17:12 수정 2018-01-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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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의 ‘2018년 임금· 단체협상’ 타결이 유통업계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유통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인원감축, 근무시간 단축 등을 통해 인건비 절감을 꾀하는 가운데 홈플러스는 임금은 올리면서도 근로시간을 오히려 늘렸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홈플러스의 임단협 타결이 업계에 미칠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사는 11일 사원 기준으로 임금은 법정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최대 14.7%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홈플러스 전체 직원 중 75.3%의 급여가 10% 이상 올랐다. 또한,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인위적으로 축소하지 않고 올해부터 마트 점포 근무자들의 전일제 근무(1일 8시간)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입사 후 16개월이 지나야 평가를 거쳐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해주던 무기계약 전환 시점도 입사 후 12개월로 단축하는 데 합의했다.

이 밖에 올해부터 직원들의 심리 안정 상담프로그램인 ‘마음 플러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고객 응대 피로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는 제도를 강화하고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 보장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늘려 연차휴가 활성화를 위한 혜택을 주기로 했다.

홈플러스의 이번 임금단체 협상이 눈길을 끄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유통업체들이 인원 감축이나 근무시간 단축, 각종 상여금과 수당을 기본급에 포함시키는 등의 꼼수를 통해 인건비 절감에 나서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기 때문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1일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해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했다. 롯데마트에 근무하는 일부 협력업체에서 파견 나온 판매사원들은 기존 9시간 근무(점심시간 포함)가 8시간으로 단축된다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 다른 유통 업체들도 근무시간 단축과 인원 감축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임금 하락없는 근로시간 단축이라고 강조하지만 민주노총 마트노조 등은 유통업체들의 근무시간 단축은 노동 강도 강화와 임금삭감으로 이어지는 개악적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최저임금 산입 범위 조정이나 임금체계의 개편 없이 순수한 증액으로 직원들의 실질적인 임금을 인상하고 전일제 근무를 확대한 것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홈플러스 임단협 결과가 여타 유통 업체들에 미칠 영향에 우려섞인 시각도 내비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근로자 입장에서야 월급이 올라가면 좋지만, 할인마트의 성장이 멈춘 상태에서 두 자리 숫자의 임금인상은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또 최저임금 인상도 두자릿 수 인상돼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데 임금단체협상에 따른 큰 폭의 임금인상은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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