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기획 호텔 우먼파워] “편안함보다 뜻밖의 경험 기대, 고객 호텔 트렌드도 변했죠”

입력 2018-01-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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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이란 기자 photoeran@
▲ 고이란 기자 photoeran@

“호텔리어들은 늘 총지배인이 되는 것을 꿈꾸면서 일합니다. 30년 만에 꿈을 이뤘죠. 예전과 달리 사람들은 이제 호텔에 대해 집 같은 편안함보다 뜻밖의 경험을 더 기대합니다. 이 같은 방향을 담아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스타일리시하고 차별화된 공간으로 명동을 대표하는 호텔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남경 L7명동 총지배인은 이투데이와 만나 호텔업계의 견고한 유리천장을 깬 소회와 포부를 드러냈다. 호텔업계 특성상 여성인력 비중이 높지만 총지배인 자리는 남성의 몫으로 여겨져 온 터라 여성 리더로 성장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 총지배인은 업무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남다르다. “잘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가 인터뷰 내내 그의 표정과 말투에서 묻어났다.

이 총지배인은 30년 경력의 베테랑 호텔리어다. 관광경영학을 전공하고 1988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프런트 담당 매니저, 운영기획 담당 등을 지냈으며 25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L7호텔을 비롯해 다수의 신규 호텔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16년에는 롯데호텔월드 객실팀장을 맡았고, 2017년 9월 L7명동 총지배인으로 선임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호텔리어 30년 만에 뚫은 유리천장… 막중한 책임감 느껴 = 총지배인은 호텔을 총괄 지휘·감독하는 막강한 권한을 지닌 만큼 호텔리어가 오를 수 있는 최고 사령탑이라 불린다. 이 총지배인도 30년간 경험과 실력을 쌓아 이 자리에 올랐다. 롯데호텔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요. 선임된 후 4개월이 빠르게 지나갔어요. L7 호텔리어들이 잘 도와줘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해요. 호텔이라는 조직이 생각보다 보수적인 면이 많은 곳이었죠. 많은 여성들이 근무하지만 남성 위주의 조직 운영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반적이었어요. 지금은 사회적으로도 우리 기업 내에서도 괄목할 만한 변화가 이루어졌고, 지금도 그 변화는 진행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라 믿어요.”

이 총지배인은 체크인·아웃을 돕는 역할부터 하우스키핑 등 객실 중심으로 오랜 기간 근무 경력을 쌓았으며 이후 식음료 부문과 경영기획 등으로 업무 경험을 확대해 나갔다. 영역을 넘나드는 다양한 경험이 총지배인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지금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부족함을 채우고자 자기계발에 끈을 놓지 않는다.

“호텔은 고객에게 안전과 편안함을 보장받아야 하는 곳이죠. 안전과 관련된 많은 부분이 호텔 시설과 시스템에 내재돼 있는데, 시설 관리에 대해 부족한 전문성을 채우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담당 직원과 자주 소통하면서 도움을 받고 있죠. 호텔 운영의 안정을 위해 세밀하게 검토해 앞으로 더욱 즐겁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고객과 나누고자 합니다.”

◇‘공감 리더십’ 강조… 고객·직원 입장에서 소통해야 = 이 총지배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더십의 가치는 ‘공감’이다. 서비스에서는 고객의 입장이 그 무엇보다 우선시돼야 하고, 함께하는 직원들과는 직원들의 입장에 대해 공감하고 희로애락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해요. 일반적인 소통이 아닌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편안한 자리를 많이 만들고 있어요. 직원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일해야 고객들과도 친근하고 정감 어린 소통이 가능하다고 봐요.”

이 총지배인은 직원들의 유니폼도 자유롭고 친근한 업무 분위기를 돋우는 데 한몫한다고 평가한다. 검은 정장 대신 청바지에 끈 없는 운동화인 슬립온으로 활동성을 높였고, 노란색 조끼로 화사함을 더했다.

◇“아시아 최고 라이프스타일 호텔로 성장” 꿈꿔… 내국인 유입도 늘려야 = 이 총지배인은 20~40대의 유니크하고 스타일리시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사람이 방문하고 싶은 호텔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호텔 콘셉트 기획 당시부터 L7명동은 잠자는 공간이 아닌 신선한 경험과 특별한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기존의 롯데호텔이 주는 이미지를 탈피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고자 애썼다.

“기존의 비즈니스 호텔이 아닌 라이프스타일과 경험을 중시하는 새로운 고객들이 급부상하고 있었죠. 수요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했어요. 명동은 지역 특성상 외국인 투숙률이 높아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L7명동의 경우 싱가포르, 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관광객이 50%에 달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지요. 이슬람 관광객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예요.”

이 총지배인은 국내 관광객 수요를 높이는 것도 과제로 꼽는다. 현재 L7의 내국인 투숙비율은 10~15%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여행을 비롯해 호텔에서 파티나 이벤트를 즐기는 젊은층이 늘고 있어요. 20~30대 젊은층을 공략해 고객층을 넓히는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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