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글로벌 경기회복 가속 기대에 하락세 더욱 심해져

입력 2018-01-1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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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달러인덱스,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작년 약 10%로 14년 만에 최대폭 하락

▲ICE달러인덱스 추이. 12일(현지시간) 90.97. 출처 WSJ
▲ICE달러인덱스 추이. 12일(현지시간) 90.97. 출처 WSJ

글로벌 경기회복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로 투자자들이 일본 엔화와 유로화, 신흥국 통화에 대한 베팅을 늘리면서 미국 달러화 하락세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지난 12일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찍었다. ICE달러인덱스는 지난해 약 10%로, 지난 2003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폭 하락을 기록하고 나서 새해 들어서도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성장이 최근 수개월간 상향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등 주요 중앙은행이 수년간의 경기부양 기조에서 벗어나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사하면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마크 맥코믹 TD증권 환율 전략 부문 대표는 “달러화 약세는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의 전환을 설명하는 이야기 중 하나”라며 “유럽과 일본이 투자자들이 투자하고 싶어하는 장소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하는 등 점진적인 금리 정상화를 밟아나가면서 전문가들은 달러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다른 통화에 베팅하고 있다.

미국의 지난달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보다 0.3% 상승해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이고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0.4% 늘어나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새드 하이더 하이더캐피털매니지먼트 대표는 “미국 경제의 모든 긍정적인 측면이 달러화에 실질적으로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달러화가 말레이시아와 칠레 등 원자재 생산국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 대부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길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미국 정부 재정수지 적자가 확대되면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감세로 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지난해 9월 마감한 2017 회계연도의 6640억 달러에서 내년에 1조 달러(약 1061조 원)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같은 기간 3.4%에서 5.0%로 높아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지난 수년간 달러화 가치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최근 약세는 이에 대한 반발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ICE달러인덱스는 2011년 저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25% 가까이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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