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 급등세가 이어지자 지금이라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팔겠다는 사람보다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KB국민은행의 주간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매수우위지수는 8일 기준 113.3을 기록했다. 매수우위지수란 매도자에 비교해 매수자의 수가 얼마나 많은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내에서 100보다 높은 경우 매수자가 더 많다는 의미이며, 100보다 낮은 경우엔 매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매수우위지수가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희소해진 매도자가 힘이 우세해지는, 이른바 ‘매도자 우위시장’이 형성된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자의 수가 매도자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처음이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8·2 대책 직전인 7월 31일 148.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8·2 대책 직후인 8월 7일 95.7을 기록해 100이하로 내려앉은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8·2 대책의 연장선인 9·5 후속조치 발표 직후엔 68.8로 그해 하반기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9월 중순 이후 다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해 올해 1월 1일에는 98.8을 기록했고 8일 113.3으로 100을 넘어섰다.
이같은 매수자 증가세는 강북과 강남을 가리지 않았다. 서울 강북은 이미 지난해 11월 27일에 104.4로 100을 돌파한 후 꾸준히 상승해 8일 125.4로 KB국민은행의 전체 집계단위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강남 역시 비슷한 양상의 변화를 보이며, 8일 99.1을 기록해 사실상 1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서울을 제외한 17개 시도광역시 중 매수우위지수가 100을 넘어선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돼 심화되고 있는 지방과 서울 간의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을 극명하게 나타내기도 했다.
이처럼 서울에서 매도세에 비교한 매수세가 확대된 이유는 대책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집값 상승으로 인해 주택 수요자들이 다시금 부동산으로 모여들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57%로 대책 직전의 상승률과 동률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1.17%나 상승하며 지난 2006년 이후 12년 만의 최고 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시장은 이미 8·2대책을 위시한 지난해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사실상 끝났다는 판단을 내리고 다시금 매수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