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와 직원 채용 비리로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조현준(50) 효성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검사 김양수)는 17일 오전 9시 30분께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사2부에 배당된 효성 관련 장기미제 사건은 총 14건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발 건이 많기 때문에 비자금 조성 의혹뿐 아니라 (다양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측근인 홍모(49) 씨의 도움을 받아 수백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 홍 씨는 2010년~2015년 효성과 아파트 홈네트워크 설비를 조달하는 납품업체 사이에 유령회사를 끼워 넣어 100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렇게 챙긴 돈이 조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활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홍 씨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지난 9일 이를 기각했다. 홍 씨의 거래에 관여한 효성 건설 부문 박 모 상무는 지난달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2007년~2011년 20~30대 여성 4명을 무역과 섬유 부문에 촉탁직으로 고용해 수천만 원대 연봉을 지급했다. 검찰은 조 회장이 이들 중 일부를 채용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 중이다. 조 회장은 이들을 허위로 고용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효성 수사는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를 동원해 사익을 챙긴 혐의로 조석래(83) 명예회장과 조 회장 등에 대한 고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2010~2012년 조 명예회장 등이 관계사 '갤럭시아 포토닉스'에 회삿돈 700억여 원을 부당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이들을 고발한 건도 있다.
검찰은 공정위 고발이 들어오면 참여연대가 조 명예회장과 조 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함께 순차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