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실험에 이용된 역사는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문헌에서 동물실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고대 로마에서는 이미 돼지와 염소를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한 기록이 있다. 근현대에 들어서는 동물실험이 과학 발전에 중요하게 기록된 사례들이 적지 않다. 유인우주선이 발사되기 전 개와 원숭이가 우주선에 시험삼아 태워져 인간보다 먼저 우주여행을 했고 인간을 전염병에서 구해낸 백신은 동물을 매개로 개발되었다.
동물실험은 약리학, 독성학의 토대를 세워가며 19세기부터 현재까지 신약개발에 꼭 필요한 과정이 됐다. 사람에게 투여할 약을 테스트 하기 위해 동물을 쓰는 이유는 사람의 DNA 구조와 동물의 구조가 서로 유사하기 때문이다. 침팬지와 사람은 99% 유사하며 쥐와 사람은 81% 유사하다. 침팬지가 사람과 더 유사하기는 하지만 연구현장에서는 주로 쥐를 사용한다. 비용이 훨씬 저렴하며 집단 사육이 가능하며 번식력이 빠르고 관리가 쉬울 뿐 아니라 개체 차이가 크질 않아 실험결과 데이터의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훨씬 유리하다. 이 외에도 실험용 쥐의 유리한 점은 상당히 많다. 예를 들면 환경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가 침팬지와 같은 영장류 보다 훨씬 적다. 알다시피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정신적 문제로 인한 질병 유발 등은 실험 자체를 근본적으로 망가뜨린다. 침팬지 등 고등동물에 비해 유전자 조작 등 첨단의 바이오 기술을 접목하기도 훨씬 쉽다.
물론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동물은 엄연한 생명체이다. 동물 행동학 연구논문은 동물에게도 지능이나 문화가 존재함을 밝힌다. 즉 인간처럼 동물도 고통과 쾌락을 느낀다고 한다. 논문들의 결론은 대개 인간을 위한 동물실험 자체는 부정할 수 없지만 동물 전체의 복지 감소가 일반화 되는 상황을 우려한다. 이런 면에서 WHO에서 규정한 동물실험에 대한 3R(Replace, Reduce, Refine) 원칙은 연구현장에서 반드시 지켜야한다. 동물을 통한 실험데이터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 데이터가 서로 유의성이 없다면서 동물실험의 불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생명과학의 눈부신 발전은 쥐와 같은 실험동물을 통해 급속히 발전해 왔다. 특히 다양한 인간질환 모델동물의 개발과 이용은 게놈 연구를 비롯한 질병 유발 유전자의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
특히 유전자조작 마우스 GEM(Genetically Engineered Mouse GEM)의 과학사적 의미는 원하는 대로 특정 유전자를 변형시켜 유전자 하나 혹은 몇 개의 조합이 갖는 기능을 알아낼 수 있다는데 있다. 이 과정에서 얻은 GEM은 사람과 유사한 상태의 질병을 나타내도록 만든 '질환 모델 실험동물'로서 인간 질환의 의학적 연구 및 신약개발에 필수적인 실험 자원이 됐다.
이런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정부 주도 신약개발 사업은 질병관련 기초연구와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신약개발에 괄목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동물자원의 중요성이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전문기업이 나서서 선진국 수준을 능가하는 동물자원 시설과 운영시스템 구축 그리고 인간의 질환과 더욱 유사한 질환모델 개발 및 상용화를 더욱 활성화 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국내외 신약개발 역량이 강화되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신약개발 관련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향상 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