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가들이 가상화폐 규제를 고민하는 가운데 가상화폐 대국으로 떠오른 일본에서 가상화폐 시장을 홍보하는 걸그룹이 등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일본에서 8인조 걸그룹 ‘가상화폐 소녀들’이 첫 공연을 가졌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소녀들은 15세에서 22세 멤버 8명으로 구성된 걸그룹으로 이날 도쿄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타이거마스크를 쓰고 나와 현란한 무대를 꾸몄다. 이들은 노래 가사를 통해 가상화폐 투자의 이점과 위험성을 설명했다. 첫 곡인 ‘달과 가상화폐와 나’는 “고가로 사면 지옥” “시장을 과소평가하지 마라”며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묘사와 경고를 담았다. 또 다른 곡에서는 “2단계 인증을 잊지 말 것” “같은 암호를 두 번 사용하지 마라”고 당부했다.
가상화폐 소녀들의 멤버 이름은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 네오, 모나, 카르다노(에이다), 넴, 리플로 주요 가상화폐 중 엄선해 지었다. 각자 자신이 맡은 가상화폐의 ‘아바타’ 역할을 한다. 비트코인은 자신을 그룹의 리더로 여기며 비트코인캐시는 이를 위협하는 식이다. 카르다노를 맡은 멤버는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으나 현재 시가총액 5위 안에 머물며 신뢰를 받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소속사 측은 가상화폐의 올바른 확산과 건전한 거래를 홍보하기 위해 그룹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가상화폐 시장의 기술과 잠재력을 무시한 투기가 끊이지 않는다”면서 “가상화폐가 단순한 투기 수단이 아니라 멋진 미래를 만드는 기술이라는 것을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추진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그룹의 리더이자 비트코인캐시를 맡은 나루세 라라는 “우리는 투기와 투자를 권유하지 않으며 미래가 있는 가상화폐를 엄선해 올바른 지식을 확산하려는 그룹”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소녀들의 콘서트 티켓이나 관련 상품은 가상화폐로만 결제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그룹을 기획한 회사나 대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가상화폐 소녀들의 소속사는 2013년 세워진 ‘주식회사 신데렐라아카데미’로 대표 이름은 쓰나미 다케시로 등록되어 있다. 일본에서 사람 이름으로는 드물어 정체가 불분명하다.
일본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먼저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 및 통화로 인정했다. 공식 거래소도 11개나 된다. ‘와타나베 부인’이라 불리는 일본 개인투자자들은 가상화폐 투자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에 대한 메모에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가 소비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TV에서도 가상화폐 거래소 광고를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플라이어는 TV CF를 통해 외국인과도 비트코인으로 쉽게 거래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FT는 일본이 합법화에 힘입어 세계 최대 가상화폐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