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톡톡] 김영란법 개정 효과...유통가 설 선물세트 국산 늘었다

입력 2018-01-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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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비자가 이마트에 전시된 설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한 소비자가 이마트에 전시된 설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2016년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개정됨에 따라 올해 설부터는 농·축·수산물의 경우 10만 원까지 선물할 수 있게 됐다. 유통업계가 설을 한 달여 앞두고 각종 선물세트를 쏟아내는 가운데 국산 제품 비중이 상당 부분 늘어 김영란법 개정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1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청탁금지법의 음식물·선물·경조사비 상한액인 ‘3, 5, 10’ 규정을 ‘3, 5(농·축·수산물 10), 5’로 바꾸는 시행령 개정안을 가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선물비는 상한액 5만 원을 유지하되 농·축·수산물이나 원료·재료의 50% 이상이 농·축·수산물로 이뤄진 가공품은 10만 원까지 가능하다.

 청탁금지법으로 수요가 위축돼 생계 유지도 힘들다는 농·축·수산 업계의 호소가 이어진 데 따른 결과다. 일례로 단가가 높은 한우는 5만 원 이하 선물세트 구성이 어려움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소고기 매출이 늘었다. 실제로 이마트에서는 청탁금지법 시행 직후인 2016년 하반기 전체 소고기 매출에서 수입육(54.8%)이 한우(45.2%)를 제쳤다. 2017년 중반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한우는 8.6% 감소하고, 수입육은 19.9% 증가했다.

 하지만 김영란법 개정으로 올해 설 선물은 국산 매출 비중이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5~9일 설 예약 판매에서 국내산 선물 매출은 12% 증가한 반면 수입산은 3%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축산(24.0%), 수산(5.0%), 농산(21.7%) 부문 매출이 크게 늘었고 건강·차(-5.4%), 주류(-5.8%) 등 매출이 감소했다. 또 과일, 곶감, 멸치, 갈치 중심의 5만 원 이상 10만 원 이하의 상품 매출은 62% 증가한 반면 수입 과일, 견과류, 육포 등 수입 상품 위주의 5만 원 이하 선물은 26% 줄었다.

 한편 지난 추석에 이어 올해 설에도 명절 선물 양극화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추석에는 김영란법과 불황 등의 영향으로 5만 원 미만의 실속형 제품과 10만 원대를 훌쩍 넘는 프리미엄급 선물의 판매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설 역시 30만 원대 고가 선물 판매가 지난해보다 25% 느는 등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조남호 기자 spd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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