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새 전기차 벤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러에코 설립자인 자웨이팅이 최대 주주인 미국 전기차 업체 패러데이퓨처가 몰락하는 등 우여곡절 속에서도 중국 자동차 업계의 해외시장 진출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특히 자동차 업체들은 21세기 대세가 될 전기차를 바탕으로 해외 문을 두드리고 있다.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은 전날 북미 오토쇼에서 전기 콘셉트카 ‘엔버지(Enverge)’를 선보여 관중의 눈길을 끌었다. 문이 나비의 날갯짓처럼 열리는 엔버지는 상용화와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인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가격도 미정이다. 그러나 GAC는 미국 소비자들의 시선을 끈다는 목적은 달성했다.
GAC는 2019년 미국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미국에 판매 법인을 설립하고 실리콘밸리와 디트로이트에는 연구·개발(R&D) 거점을, 로스앤젤레스(LA)에는 디자인 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과 비슷한 브랜드 영문명인 ‘트럼프치(Trumpchi)’를 계속 사용할지도 화제를 모았다. 사실 이 브랜드는 ‘능가하다(Trump)’와 ‘활기찬(Cheerful)’의 앞글자인 C를 조합한 것으로 트럼프와는 상관이 없다. 그러나 GAC의 위쥔 최고경영자(CEO)는 “정치적 민감성과 부정적인 피드백에 트럼프치를 포기하고 현재 새 브랜드 명칭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GAC는 중국에서 연간 200만 대 판매량을 자랑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충분한 자금을 축적해왔다. 미국에 이어 유럽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바이톤은 애플 아이폰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 중국 IT 대기업 텐센트 등 유력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초기 벤처로는 이례적인 자금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바이톤은 실리콘밸리에 소프트웨어 설계와 자율주행차량 등을 연구하는 R&D 센터를 두고 있으며 조달 담당 임원으로 테슬라 출신을 영입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을 최우선 순위로 하고 있다. 바이톤은 오는 2019년 자사 첫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0년에 북미와 유럽 등에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제공하고 있는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의 루치 최고운영책임자(COO)는 CES에서 “우리의 프로젝트는 국가사업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바이두 덕분에 중국 전기차 벤처들은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어느 정도 획득할 수 있게 됐다.
워런 버핏이 투자한 회사로 유명한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화려한 발표는 없지만, 버스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미국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스탠퍼드대와 LA 시가 잇달아 BYD의 전기버스를 채택하고 있다. BYD는 이미 지난해 출하 대수의 약 8배에 해당하는 600대 이상의 수주를 확보한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앞으로 1~2년 안에 승용차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