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졸업 후 금융권 취직은 옛말...IT기업 향하는 인재들

입력 2018-01-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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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도전과 삶의 질 중시…흥미롭고 유연한 IT기업 선호

▲미국 금융의 중심지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맨해튼/AP뉴시스
▲미국 금융의 중심지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맨해튼/AP뉴시스
금융회사가 최고의 직장으로서 매력을 잃었다. 그 자리를 IT기업이 대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영전문대학원(MBA) 출신 인재들이 금융회사보다 IT기업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15일(현지시간) 전했다.

MBA를 마친 인재들이 금융권 대신 아마존 구글 같은 IT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 경영대학원입학위원회(GMAC)의 조사에 따르면 2009년 MBA 졸업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은 금융·재무직이었다. 반면 2016년에는 기업의 컨설팅 및 마케팅 업무로 변했다. 특히 IT기업 진출을 선호한다.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거대 IT기업이 경영 인재들을 모집하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명문 MBA인 MIP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졸업생을 고용한 곳도 IT기업이었다. 지난해 MIP를 졸업하고 금융기업에서 근무하는 한 관리자는 “졸업 후 금융서비스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은 내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미국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원의 졸업생을 가장 많이 고용한 회사는 아마존으로 나타났다. 미 MBA 채용기업 상위 10곳은 IT기업과 경영컨설팅 업체가 채웠다. 금융회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젊은 인재들의 가치관이 변하면서 고용 추세도 달라졌다. 빌 볼링 푸쿠아 경영대학원 학장은 “현 세대 학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많은 돈을 벌 기회가 아니라 의미와 목적을 지닌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며 “은행들이 이제는 경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삶의 질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에 흥미롭고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며 유연한 분위기를 지닌 IT기업으로 향하는 사람이 늘었다.

처음부터 IT 기업으로 진출을 희망하는 사례도 있다. 구글과 컨설팅기업 엑센츄어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푸쿠아 경영대학원 MBA과정을 시작한 크리스티나 덱커는 “실리콘밸리의 IT기업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배우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프 멕니시 버지니아 다든 경영대학원 부학장은 “학생들과 면담을 해보니 거대 IT기업으로의 진로를 위해 MBA에 진학한 학생이 더 많아졌다”고 언급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MBA 출신 인재의 고용을 줄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롭 웰케 JP모건체이스 유럽 MBA 채용 담당자는 “졸업생을 거의 고용하지 않아 2013년 유럽 MBA 채용 프로그램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멕니시 부학장은 “은행이 훨씬 많은 임금을 제공해 학생들을 끌어모으던 때는 지났다”고 덧붙였다. 다든 경영대학원 졸업생의 경우 IT기업의 컨설팅 업무 종사자와 투자은행 종사자의 연봉은 12만5000달러(약 1억3300만 원)에서 14만 달러 범위로 비슷하다.

금융기업들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MBA 졸업생들을 위해 많은 임금보다 삶의 질과 도전적인 역할에 중점을 둔다. JP모건체이스의 경우 주말 및 휴가를 보장하며 해외 지사와의 교류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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