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조성 혐의' 조현준 회장 "집안 문제로 물의 일으켜 죄송"

입력 2018-01-1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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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조현준 효성 회장(연합뉴스)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조현준 효성 회장(연합뉴스)

수백억 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는 조현준(50) 효성 회장이 “집안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 회장은 17일 오전 9시 24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나타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조 회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조사를 받으러 온 첫 재계 총수로서 심경이 어떠한가”, “비자금 조성 혐의를 인정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라는 말로 답변했다.

“부실 계열사를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인정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집안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번 검찰 수사가 조현문(49) 전 부사장이 형인 조 회장을 고발한 것과 관련된 것임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미인대회 출신 지인들을 허위로 채용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묻자 발길을 옮겨 검찰청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측근인 홍모(49) 씨의 도움을 받아 수백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 홍 씨는 2010년~2015년 효성과 아파트 홈네트워크 설비를 조달하는 납품업체 사이에 유령회사를 끼워 넣어 100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렇게 챙긴 돈이 조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활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홍 씨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됐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홍 씨의 거래에 관여한 효성 건설 부문 박모 상무는 지난달 구속됐다.

조 회장은 또 2007년~2011년 무역과 섬유 부문에 20~30대 촉탁직 4명을 고용해 수천만 원대 연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2008년 6월 효성이 연대보증을 서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300억 원으로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펀드를 만들었다. 조 회장은 이 아트펀드로 조 회장 소유의 미술품을 사게 했고 이 과정에서 수백억 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에 배당된 효성 관련 장기미제 사건은 총 14건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발 건이 많기 때문에 비자금 조성 의혹뿐 아니라 (다양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효성 수사는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를 동원해 사익을 챙긴 혐의로 조석래(83) 명예회장과 조 회장 등에 대한 고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2010년~2012년 조 명예회장 등이 관계사 '갤럭시아 포토닉스'에 회삿돈 700억여 원을 부당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이들을 고발한 건도 있다.

검찰은 공정위 고발이 들어오면 참여연대가 조 명예회장과 조 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함께 순차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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