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노동정책으로 465조 기업 부담 발생…해고유연화 등 보완책 시행해야”

입력 2018-01-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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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중앙회 의뢰 獨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 보고서..."산정 기준 재수립ㆍ차등 적용 도입해야"

▲이수성 롤랜드버거 서울사무소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중기중앙회)
▲이수성 롤랜드버거 서울사무소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중기중앙회)

“현재 정부의 노동정책으로 약 464조7000억 원의 기업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늘어난 인건비를 줄이려는 대기업으로부터 비용을 전가 받고 향후 여러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독일계 글로벌 컨설팅 회사 롤랜드버거는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컨설팅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날 롤랜드버거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제언 보고서’는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의 의뢰를 받고 수행됐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이수성 롤랜드버거 서울사무소 대표는 대규모 기업 부담 발생을 예상하며 “현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반면 해고유연성, 임금유연성, 노동체계 유연성 등의 대책은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롤랜드버거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 1만원 인상시 추가인건비 부담액이 75조6000원, 근로시간 단축시 매출 감소 예상액이 323조원,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비용을 66조1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세 가지 항목을 합산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통틀어 사용자의 부담액은 464조7000억 원에 이른다.

(자료제공=중기중앙회, 롤랜드버거)
(자료제공=중기중앙회, 롤랜드버거)

이 대표는 보고서를 인용하며 이번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을 “노사 입장 및 시장변화가 반영되지 못한 공익주도적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진단하며 “최저임금의 객관성 제고를 위해 산정기준을 재수립하고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단축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중소기업 인력난에 대한 이슈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 선도국들은 근로시간 단축에 있어 노사교섭과 유연근로 등 보완책을 통해 충격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근로시간 단축 속도를 연평균 1시간 이하로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부터 2021년까지 한국의 근로시간 단축 속도는 연 평균 5.3시간으로 계산됐다.

그는 “특히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은 전체 부족 인력의 55%를 차지하므로 2021년까지 근로시간 단축을 전면 적용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진단하며 ”노사합의 시 주 최대 8시간의 특별 연장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제공=중기중앙회)
(자료제공=중기중앙회)

이 대표는 이날 국내 노동정책으로 인한 급격한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해고 유연화’도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해고제는 너무 포괄적이고 추상적인데다 프랑스처럼 근로 보호주의적 성격이 강하다”며 “유연한 해고와 함께 연봉제 대신 성과제를 도입해 조직의 성과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근로자를 손쉽게 해고하는 방법을 마련함으로써 노동생산성을 향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현재 노동자 중심의 국내 노조법이나 노동관계조정법은 명시적 규정이 없어 근로조건과 무관한 사항에 대한 단체교섭 요구가 자주 발생하고 노조가 과도한 파업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하며 “우리나라도 다양한 근로조건 도입을 위해 '맞춤형 근로계약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이대로라면 우리나라는 단기적으로 고용율은 약간 증가하면서 노동생산성은 낮아지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사용자와 근로자를 함께 고려한 노동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롤랜드버거의 정책제언을 국회,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이날 롤랜드버거 보고서 발표에 앞서 “우리나라가 사회적 현안이 있을 때마다 갈등을 겪는 대신 나름대로 선진국 케이스를 데이터화시키고 객관화시키는 것이 노사 갈등을 줄여주는 방법일 것”이라며 “이번 보고서는 사용자 입장에서 컨설팅한 것이 결코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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