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아파트 사려고 몰려든 외지인들

입력 2018-01-22 06:00 수정 2018-01-2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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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체 거래량의 40%는 비 강남권 주민이 구입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비싸기로 유명한 서울 강남 아파트 구입자의 60%는 강남권 주민이라고 한다. 어지간한 자금력으로는 10억 원이 넘는 아파트 구입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강남권에 부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외지인의 강남권 아파트 구입 비율이 40%가 된다는 얘기다.

연합뉴스는 최근 지난달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이른바 강남 4구에서 거래된 2393건의 아파트 구입자 거주지를 조사해보니 강남권 주민이 59.6%라고 보도했다. 강남권 외 지역 주민으로는 서울의 다른 구 거주자가 18.9%이고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은 14.4%, 지방 7.1%로 나타났다.

인구 수를 감안할 때 강남 외 서울 주민의 강남권 아파트 구입 비율은 생각보다 낮다고 할 수 있다.

강남 아파트를 사 놓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을 게고 더욱이 지방과 달리 관련 정보를 얻기도 쉬운데도 매입 비율이 별로 높지 않다는 소리다.

지방 주민의 강남권 아파트 구입 비율이 낮은 편이지만 수도권은 물론 지방 거주자들까지 강남 아파트 매입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사안이다.

지난 달 뿐만 아니라 1년 전체 매매 건수에서도 지역별 구입 비율은 비슷하다. 특히 아파트를 포함한 전체 주택 거래 상황을 봐도 큰 변화가 없다. 이는 통상적인 강남권 주택 구입 행태로 봐도 무방할 듯싶다.

그렇다면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률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은 데도 다른 지역 부자들의 강남 황금 밭 투자 비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을까. 더 많은 수요가 강남권으로 몰려올 듯한데 말이다.

먼저 강남 사람보다 자금력이 약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 올 수 있다. 자금이 풍족하다면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강남 아파트를 구입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다른 이유는 강남 사람보다 재테크에 대한 열정이 적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돈을 벌려고 했다면 살고 있는 집을 팔아서라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또 다른 사연을 든다면 살고 있는 동네를 떠나지 않으려는 속성 때문이지 싶다. 지금의 거주 환경에 익숙해 특별한 사연이 없는 한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다. 자녀 교육문제도 그렇고 그동안 맺은 인적 네트워크에서 이탈하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물론 강남권 주민의 자기 동네 아파트 구입 비율이 높은 점도 이런 속성이 반영됐을 게 분명하다. 현장에서 무섭게 뛰는 집값을 보고 어떻게 하든 집 한칸이라도 마련하려는 세입자도 가세했을 것이다. 여기다가 강남권은 아파트 재건축으로 인한 이주 수요가 많은 점도 강남 주민의 주택 구입 비율을 높이는데 한몫 한듯하다.

여기서 깊이 되새겨 봐야 할 대목이 있다.

이런 구입 형태가 지속되는 한 강남 아파트값 상승기류는 걷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강남권 내의 구매 수요도 넘쳐나는데 외지인까지 가세하는 데 집값이 안 오르고 배기겠느냐는 거다.

생각을 해 보자. 최근 몇 년간 강남권의 주택 수급 상황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다.

외지 수요를 빼고라도 순수 강남권 수급 비율만 따져도 그렇다.

올해 강남 4구에서 재건축으로 인한 철거및 이주 수요는 3만3000여 가구이고 입주 가능한 아파트 물량은 1만5500여 가구로 추정된다. 단순히 계산하면 1만7500여 가구가 모자란다. 이런 수급 불균형은 최근 3년간 이어져왔다.

강남권 주택 수요만 쳐도 엄청난데 다른 지역 주민까지 강남권으로 몰려오면 아파트값 향방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는 타 지역 주민의 강남권 아파트 구입 비율이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라는 뜻이다. 전체 거래물량 중 외부인 구입 비율이 40%가 넘는다는 것은 엄청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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