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최경환(63) 자유한국당 의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뇌물과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같은 당 이우현(61) 의원도 함께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로 최 의원을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 의원은 2014년 10월 국정원 예산 증액 등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당시 이헌수 기획조정실장을 통해 이병기(71)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총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국정원은 유우성 씨 간첩 조작 사건과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공개 사건 등으로 국정원 특수활동비에 대한 감액 여론이 높은 상황이었다.
검찰 수사 결과 이 전 실장이 관용차로 정부서울청사 최 의원 집무실을 방문해 현금 1억 원을 전달했고, 최 의원은 이 전 실장에게 "원장님께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국정원 불출석 내역서와 이 전 원장과 최 의원의 통화 사실 등으로 이같은 정황을 확인했다.
최 의원은 검찰 수사에서 혐의를 줄곧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러나 △국정원 기조실장 1호차가 정부청사를 출입한 내역 △최 의원 보좌진들과 이 전 기조실장의 면담 관련 문자 △이 전 원장과 이 전 실장의 일관된 진술 등을 통해 혐의가 입증됐다고 판단했다.
이날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특가법상 뇌물과 수뢰후부정처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이 의원을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15년 3월~2016년 4월 전직 보좌관 김모 씨로부터 철도시설공단과 인천공항공사 발주 사업 수주 등 대가로 총 1억2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2013~2016년 기업인 등 총 19명으로부터 공천헌금과 선거자금 등 명목으로 불법정치자금 총 11억9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앞서 두 의원은 지난 4일 특가법상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 의원과 이 의원의 뇌물수수액 등에 대해 법원에 추징보전을 청구할 계획이다. 검찰은 조만간 국고손실과 뇌물공여 등으로 이 전 원장을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