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세계랭킹 58위·삼성증권 후원)이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정현은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8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14위·세르비아)를 세트스코어 3-0(7-6<7-4> 7-5 7-6<7-3>)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가 테니스 메이저대회 8강에 오른 것은 정현이 처음이다.
정현은 이날 승리로 '2018 호주 오픈'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세계랭킹 97위·미국)을 상대로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앞서 정현은 9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ASB 클래식'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을 2-1(6-3 5-7 6-3)로 제압한 바 있다. 게다가 정현에 비해 세계랭킹도 낮고 비교적 무명이라는 점에서 정현의 준결승행도 기대하게 한다.
정현이 준결승에 진출할 경우 로저 페더러(세계랭킹 2위·스위스)와 토마시 베르디흐(세계랭킹 20위·체코) 경기에서 이긴 선수와 대결을 펼치게 된다.
정현은 조코비치와의 대결에서 1세트 시작부터 조코비치가 더블폴트를 쏟아내는 틈을 타 게임스코어 4-0으로 훌쩍 달아났다. 하지만 부상 이전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르며 활약했던 조코비치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정현의 잇따른 실수가 나오는 사이 게임스코어를 4-3까지 따라잡았고, 결국 1세트는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졌다.
타이브레이크에서 4-3까지 팽팽하던 경기는 조코비치의 포핸드가 길게 나가면서 5-3으로 벌어졌고, 정현은 다시 한 번 상대 실책에 힘입어 7-4로 1세트를 가져가는 이변을 연출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해 7월 윔블던 이후 잠시 투어 활동을 중단했던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를 통해 복귀전을 치르고 있다. 1세트 이후 다리와 팔꿈치에 통증을 느낀 조코비치는 메디컬 타임을 요청했고, 잠시 치료를 받기도 했다.
2세트도 접전이 펼쳐졌다. 게임스코어 5-5까지 접전을 펼친 정현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6-5를 만들었고,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듀스 끝에 따내며 7-5로 승리했다.
3세트에서는 정현이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는 듯 했으나 곧바로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다시 가져오며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3세트도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끝에 정현은 3-3에서 내리 4포인트를 따내 3시간 22분 만에 조코비치를 누르고 '2018 호주 오픈' 8강행을 결정지었다.
앞서 정현은 2년 전 '호주 오픈'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상대로 0-3(3-6 2-6 4-6)으로 패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당시 패배를 설욕한 정현은 경기를 마친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저 기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정현은 이어 "조코비치는 어릴 적 내 우상이었다. 그를 따라 한 덕분에 (날카로운 샷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현은 "한국에서 실시간으로 보고 계신 팬분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아직 안 끝났으니까 ('2018 호주 오픈' 남자 단식 8강이 열리는) 수요일 좀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