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IT 기업 구글과 페이스북이 한날 프랑스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외국인 투자 유치에 팔을 걷어붙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라고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구글은 유럽 내 두 번째 인공지능(AI) 센터를 몇 주 안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에 있는 구글 직원 수를 50% 확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구글은 내년 말까지 파리에서 700명을 추가 고용할 방침이다.
구글은 프랑스 전역에 걸쳐 4개의 구글 허브를 만들고 온라인 기술, 디지털 문맹 퇴치를 위한 무료 교육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4개 중 첫 번째 센터는 프랑스 북서부의 브르타뉴 지역과 렌 지역에 둘 예정이며 올해 상반기에 문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은 이곳에서 매년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끔 하겠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로그 포스팅에서 “우리는 프랑스의 진보에 이바지하게 되어 기쁘다”며 “프랑스는 디지털 기술의 세계적인 챔피언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가 이제까지 과학, 예술, 학계에서 거둔 성과는 AI 허브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날 구글에 앞서 페이스북도 프랑스에서 AI 센터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미 지난 5년간 프랑스 AI 센터에 1000만 유로(약 131억 원)를 투자해 파리에 기반을 둔 연구소의 AI 전문가 수를 30명에서 60명으로 두 배 늘렸다. 앞으로 페이스북은 AI 관련 박사급 인력을 현재 10명 수준에서 최대 40명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잇따라 프랑스에 대규모 투자를 선언한 것은 프랑스에서 IT 창업 붐이 활발한 가운데 나왔다. 프랑스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친기업 정책과 맞물려 창업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작년 프랑스 파리 13구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스테이션F’가 문을 열기도 했다. 스테이션F 건물에는 30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의 작업 공간과 20개 이상의 스타트업 프로그램, 카페 등이 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23일 개막하는 ‘2018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 포럼)’를 하루 앞둔 이 날 파리 외곽 베르사유 궁에서 ‘미니 다보스 포럼’ 격의 행사를 열었다. 행사 이름은 ‘프랑스를 선택하세요(Choose France)’다. 프랑스 정부가 노골적으로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한 셈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세계 유수의 기업인 140명이 참석했다. 피차르 CEO와 샌드버그 COO는 마크롱과 1대 1 회동을 갖기도 했다.
이들 기업 외에 일본 도요타자동차도 프랑스 북부 공장에 최대 3억 유로를 투자해 일자리를 최대 700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