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실명계좌 200만개 예상...정부, 큰손 파악 착수

입력 2018-01-23 10:00 수정 2018-01-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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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상화폐를 투자하던 가상계좌 중 실명 전환하는 계좌 수가 200만 개 안팎이 될 것으로 금융당국이 파악했다. 금융당국은 실명 전환 이후 계좌 당 잔액 규모 등의 현황 파악에 나선다. 그동안 정부와 가상화폐 업계는 소수의 큰손 투자자가 가상화폐 시세를 쥐락펴락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 기업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광주은행, 산업은행 등 6개 은행은 이달 30일 가상화폐 투자 실명 입출금 제도를 시행한다. 실명확인 입출금은 본인 확인 작업을 거친 투자자만 가상화폐 거래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실명 확인된 투자자의 계좌와 가상화폐 취급업자의 은행이 일치해야 한다. A은행을 이용하던 투자자가 B은행 계좌를 이용하는 가상화폐 취급소에서 거래를 하려면 해당 은행 계좌를 신규 개설해야 한다. 그동안 가상화폐 거래에 사용된 가상계좌는 투자 주체를 파악할 수 없었다.

실명전환 되는 가상화폐 투자 계좌 수는 12월 말 기준 시중은행이 발급한 누적 가상계좌 수 대비 70% 수준이다. 시중은행은 282만 개의 가상화폐 투자 가상계좌를 발급했다. 이 중 200만 개 정도가 실명으로 전환될 것으로 금융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상화폐 투자가 실명으로 전환되면서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모든 은행의 가상화폐 투자계좌가 실명 확인 된 개인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실명제 전환 이후 연령대별 투자 비율, 계좌 당 투자잔액, 입출금 횟수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이 중 계좌 당 가상화폐 투자잔액 분석 결과가 주목된다. 예를 들어 10억 또는 100억 원 이상을 가진 계좌 수가 파악되면 대규모 투자자 현황을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이는 정부가 검토 중인 1인당 투자한도 설정에 활용될 전망이다.

가상화폐 거래대금 규모는 실명제를 통해 파악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은행 계좌는 일정 시점에서의 잔액을 의미한다. 자금의 흐름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명제로 전환되면 가상화폐 거래 양상의 그림자를 볼 수 있게 된다” 며 “어떠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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