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역대 최대실적에도 고민 깊은 한상범

입력 2018-01-23 10:10 수정 2018-01-2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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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작년 4분기 판가 하락 지속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확대 비용 집행 등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2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4분기 실적이 악화되면서 올해 실적에 대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의 고민은 깊어졌다.

LG디스플레이는 23일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1261억 원, 영업이익 445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대형 LCD(액정표시장치)와 OLED TV의 출하 증가로 전분기 대비 2%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해선 1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판가 하락세 지속, 원화 강세 영향과 더불어 2018년 OLED 사업 확대를 위한 개발 및 프로모션 비용 집행 및 일부 일회성 비용으로 전 분기 대비 92%나 하락,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다. 4분기 445억 원의 영업이익은 증권사가 예측한 컨센서스(2633억 원)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쇼크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총 매출 27조7902억 원, 영업이익 2조4616억 원을 기록하며 2008년도 1조7354억 원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글로벌 경쟁 심화와 하반기부터 본격 시작된 판가 하락에 불구하고 사상 최대 영업익 달성을 거둔 것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대형 LCD 패널 가격 상승세의 영향을 받아 호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1조269억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대 실적 달성에도 한 부회장의 고심은 깊어졌다. 2015년 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던 실적이 작년 말부터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또 올해 상반기까지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실적 하락의 원인은 LCD 패널가격 하락과 대형 OLED와 POLED 신규 설비 가동으로 인한 R&D 비용 증가, 초기 가동에 따른 수율 이슈 등이 꼽힌다.

특히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LCD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패널가격 하락이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BOE와 대만 이노룩스 등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LCD 생산설비 가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TV 패널 가격은 지난해 6월 최고점을 찍은 이후 하반기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32인치부터 65인치까지 주요 사이즈별 TV 패널 평균가격은 지난해 7월 200달러를 기록한 이후 △9월 186달러 △10월 179달러 △11월 171달러 △12월 164달러 △올 1월 161달러로 계속해서 하락했다. 2018년 상반기도 당분간 패널 가격 하향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주력사업인 LCD 의존도를 줄이고 OLED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OLED TV와 POLED 사업은 투자가 집행되는 상황이라 R&D 비용 증가와 함께 실적의 기여도는 미미하다. 중국 광저우 공장 8.5세대 OLED 공장은 2019년 상반기 완공 예상되며, 스마트폰용 POLED사업도 지난해 라인 E5가 가동을 시작했지만 아직 생산량이 많지 않고 초기 높은 운영비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 기자간담회에서 “OLED 투자를 가속화해 2020년 매출 비중을 40%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기존 라인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롤러블과 투명 등 OLED만의 독보적인 혁신 제품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신규 시장을 창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애플에 약 1500만~1600만 대 상당의 아이폰용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CES를 기점으로 OLED TV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 형성되면서 OLED TV 패널 출하량을 지난해 170만 대에서 올해 280만 대로 늘렸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턴어라운드는 올 3분기께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18년 3분기부터 6년 만에 OLED TV 부문 흑자전환이 예상되며, 올 하반기부터 북미 전략고객에 중소형 OLED 공급이 가시화 되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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