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 방향성 찾지 못해 헤매는 조정장 연출

입력 2008-03-05 17:30 수정 2008-03-0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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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렇게도 똑같이 움직일 수 있을까.

오늘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지켜 본 투자자라면 입에서 절로 이런 말이 나왔을 것이다.

전일 미 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고 국내증시도 마치 붕어빵 찍어내듯 똑같은 장세를 연출했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오늘 중국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인플레이션과 경기과열 억제를 위해 긴축정책을 펴겠다는 발언으로 중국 증시가 약세로 돌아서자 우리 증시도 한때 휘청됐다.

한편 수급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감지됐다.

프로그램이 5일 만에 순매수를 기록했고 특히 비차익 프로그램이 634억3300만원이 들어왔다는 점은 기관의 매수의지를 감지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워낙 내부 모멘텀이 없다보니, 해외 시장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모습이다.

해외증시의 악재는 이제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을 정도로 노출된 상태지만, 그 실타래는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

따라서 지금을 바닥이라고도 말하기 힘들고 또 추가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게다가 오늘밤(5일) 미국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제동향종합보고서인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오는 18일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금리인하를 2주 앞두고 나온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은 금융권의 신용위기가 실제 각 지역의 실물 경제활동 위축으로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베이지북이 미 경제의 침체가 현재진행형이고, 앞으로도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부각시킬 경우, 증시는 다시 한번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인가를 섣불리 판단하기 쉽지 않은 시장이다. 따라서 당분간 시장은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헤매는 기간조정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오는 18일로 예정된 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0.75%P 인하할 확률도 높이보고 있다"며 "미국은 여전히 인플레이션보다 경기침체의 조기 탈출이 관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증시는 대외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할 것이며 바닥을 높여가는 계단식 장세가 연출될지, 다중바닥이 연출될지 방향성을 알 수 없는 기간조정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경기불안의 핵심에 있는 금융업종 수익률에 개선 기미가 관찰되고 IT업종 수익률은 이보다 빨리 회복되는 흐름에 비춰볼 때 시장의 반등 의지는 충분히 감지된다"며 "낙폭과대업종과 업황개선 업종으로의 압축이 최선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이나라 연구원은 "지금 장세는 방향성을 잡기 힘든 기간조정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며 "게다가 오늘밤 발표되는 베이지북, ISM비제조업지수, 7일에 발표되는 비농가취업자수 등이 발표되면 시장은 다시 한번 경기침체 가능성이 불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거래량도 적고 증시가 방향성 없이 등락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 흐름의 연속성을 말하기 힘들다"며 "더군다나 내부적으로 모멘텀을 찾기 힘든 만큼 당분간 외부 변수에 따라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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