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美공장 설립도 대안..실효성에 고민"

입력 2018-01-24 10:06 수정 2018-01-2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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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의 세탁기 및 태양광 전지·모듈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대응책으로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카드를 꺼냈지만,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유리한 판정을 얻어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이 판정 결과를 이행하지 않으면 결국 그 피해는 기업만 입게된다. 이에 따라 가전 및 태양광 업계는 미국의 의도대로 현지 공장 가동을 앞당기거나 신규 공장을 설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24일 WTO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미국을 상대로 11차례 WTO에 제소했는데, 11건 중 8건은 우리 정부에 유리한 판정이 나왔고 패소는 1건에 불과했다. 2건은 판정까지 가기 전에 종료됐다. 문제는 유리한 판정을 끌어내기 까지 걸린 시간이다. 승소한 경우 제소에서 최종 판정, 그리고 미국의 이행까지 짧아도 2년 가까이 걸렸다. 세이프가드의 경우 미국이 WTO 협정이 허용한 3년 시한을 다 채우고 철회하기도 했다. 정부가 미국과 추진하겠다는 보상 협의도 성사 가능성이 크지 않다. 사실상 기업들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야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는 냉장고, 철강, 반도체 등 다른 제품군으로 세이프가드 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중장기 위험요소를 없애기 위해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 공장을 늘릴 수밖에 없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탁기 미국 공장 가동을 앞당기는 등 세이프가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위치한 신규 가전 공장에서 출하식을 진행했다. 애초 올해 1분기 말 가동을 목표로 했으나, 완공을 2개월여 앞당겼다. LG전자도 미국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세탁기 공장 가동 시점을 내년 초에서 올 4분기에 앞당길 예정이다. 태양광 세이프가드에 한화큐셀도 직격탄을 맞았다. 조현수 한화큐셀코리아 대표는 미국 현지 생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엔 “알아보고 있다"면서도 "설비를 짓는 데 2년 이상이 걸려 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화큐셀 본사 관계자는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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