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신평사 24일 첫 가상화폐 신용등급 발표 '폭풍전야'

국내외 규제 강화에 가상화폐 비관론에 하락세 부채질...국내 타격 더 심할 것

▲미국 신용평가 기관 와이스레이팅스는 24일(현지시간) 가상화폐(암호화폐)의 종류별 등급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와이스 레이팅스 홈페이지 캡처화면.

▲미국 신용평가 기관 와이스레이팅스는 24일(현지시간) 가상화폐(암호화폐)의 종류별 등급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와이스 레이팅스 홈페이지 캡처화면.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통화)에 대한 세계적 금융기관과 경제 전문가들의 비관론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에선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어 해외와의 가격 차이가 1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미국 신용평가사가 가상화폐의 등급을 발표하겠다고 나서면서 결과 공개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관론 다시 고개 = 24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1비트코인(1BTC)의 가격은 지난 5일 최고 2598만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1257만 원(오후 2시10분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하락 후 한 두차례의 반등이 있었지만 큰 흐름에선 꾸준히 흐르고 있다. 지난 17일 해외 거래소 비트피넥스에선 심리적 지지선인 1만 달러가 무너지면서 9231달러까지 하락 후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록적인 상승세 이후 조정세를 맞이한 시장에 가상화폐 비관론이 퍼지면서 하락세를 부채질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는 아이에 빰때린 셈이다.

블리클리 투자자문 그룹의 피터 부크바(Boockvar)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1일(현지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상통화 가격에 거대한 거품이 있다"며 "이미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는데 현재 수준보다 90%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했다.

그동안 양적완화로 갈 곳 잃은 유동자금이 가상통화 시장에 유입돼 가격 상승을 이끌었지만 이제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있어 가상통화 시장 거품은 붕괴할 수 있다는 게 부크바 CIO의 분석이다. 그는 1년 내 비트코인 가격이 1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완전히 붕괴(totally collapse)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러 교수는 미국 CNBC 방송과 인터뷰하면서 "비트코인은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을 연상시킨다"며 "금은 사람들이 투자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가치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투자심리 위축… 관망 모드로 = 업계에선 하락세로 볼때 전 세계적으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지만, 국내에선 그 정도가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말한다.

1월 5일 대부분의 코인(가상화폐의 약칭)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때 우리나라의 시세가 해외보다 50% 이상 비싸게 거래됐다. 해외보다 비싼 만큼을 이른 바 '김치프리미엄'이라 부른다.

김치프리미엄은 상승장이 하락세로 돌아설 때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국내에선 세계 평균 하락분에 김치프리미엄 하락까지 더한 만큼 큰 폭으로 시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투자자가 하락장에 더 큰 공포심을 갖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락 장이 이어지면서 대부분을 현금화한 후 지켜보겠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24일 오후 11시 미국 신용평가사인 해외 와이스 레이팅스(Weiss Ratings)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비트코인골드, 라이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신용등급을 최초로 발표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와이스 레이팅스는 등급 평가가 각 가상화폐의 기술과 이용, 거래 패턴에 대한 자료 수천개를 분석한 획기적인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며 많은 가상화폐가 불투명한데다 과대평가되고 충격에 취약해 탄탄하고 공정한 등급만 제공할 수 있는 명료성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투자자들이 와이스 레이팅스 등급을 보고, 새롭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