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다보스포럼] 트럼프-행정부 ‘달러’ 엇박자에 외환시장 요동…일침 날린 ‘슈퍼 마리오’

입력 2018-01-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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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강달러 원한다, 므누신 발언은 맥락 잘못 해석된 것”…드라기 “므누신이 환율전쟁 억제 합의 어겨”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 연차 총회가 막판에 환율전쟁터로 변질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달러화 정책을 둘러싼 엇박자에 외환시장이 요동치면서 설전이 오가고 있다. 평소 비둘기 성향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대담한 발언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일침을 날렸다.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강달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다시 경제적으로 강해지고 있고 다른 방식으로도 그렇다”며 “달러화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며 궁극적으로 나는 강달러를 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약달러를 환영한다”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발언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므누신의 발언은 미국이 달러화 약세를 유도해 무역전쟁을 더욱 격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고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므누신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 “그의 정확한 성명을 읽어봤다”며 “므누신의 발언이 맥락을 벗어나 잘못 해석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와 함께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므누신 장관도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전날의 발언으로 달러화에 대한 나의 입장이 바뀌지는 않았다”며 “단지 최근 강달러를 강조했던 전임 재무장관들과 살짝 다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단기적인 달러화 약세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며 “장기적으로 우리는 강달러를 근본적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므누신 장관의 약달러 지지 발언으로 전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거의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트럼프 발언에 다시 반등했다. ICE달러인덱스는 이날 장 초반 약 1%까지 오르고 나서 이후 상승폭이 줄어 0.2%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ECB 금융정책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정부가 환율전쟁을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규칙을 모욕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들이 자국 통화를 인위적으로 내리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부분적으로 최근 환율의 움직임은 의사소통과 관련이 있다”며 “그러나 이는 ECB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 의해 그렇게 된 것이다. 그의 의사소통은 합의에 반하는 것”이라며 므누신 장관의 환율 구두개입을 꼬집었다.

‘트럼프 정부가 환율 불안의 원인이냐’는 질문에 드라기 총재는 더욱 솔직하게 “일부 ECB 회원국들이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는 환율보다 더욱 큰 현재 국제관계 전반에 관한 우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유로화 강세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성장 전망의 주요 리스크”라며 “면밀히 주시해야 할 불확실성의 근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드라기가 트럼프 취임 이후 가장 강력한 공격을 가했다며 환율을 둘러싼 각국 지도자들의 구두개입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이날 다보스포럼에서 “달러화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지금은 환율전쟁을 일으킬 때가 아니다. 므누신 장관은 약달러 발언 의도를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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