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담대 옥죄자, 전ㆍ월세대출 꿈틀…'카뱅-케뱅' 희비교차

입력 2018-01-26 10:33 수정 2018-01-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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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전월세보증금대출 출시 하루만에 1만명 조회…케뱅 '아파트담보대출' 출시 연기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인터넷은행들이 부동산금융시장 진출에 나섰다. 케이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앞두고 있고, 카카오뱅크는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시작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대출이 쉬운 전월세대출에 몰리고 있어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의 지난해 말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45조원 규모로 전세자금대출 증가세는 역대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오는 31일부터 신DTI 도입을 시작으로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위축이 예상돼 전세자금대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23일부터 보증금의 80%, 최대 2억2200만원을 대출해 주는 ‘전·월세 보증금 대출’ 상품을 내놨다.애초에 주택담보대출을 준비 중이었으나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기조에 맞춰 중산층과 서민 대상 전월세 대출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전략은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출시 24시간 만에 대출 사전조회 이용자가 1만명 이상 집계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주요 고객층인 20~30대에 포커스를 맞추고 기존 은행에서 취급 비중이 적은 ‘월세 대출’ 틈새시장을 파고든 것도 유효했다.

반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로 예정됐던 ‘아파트담보대출’ 출시 시기를 올해 1분기로 연기하며 고민에 빠졌다. 케이뱅크는 규제가 많고 시스템 구축 과정이 복잡하더라도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속에 어떤 얼마나 많은 수요자를 끌어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리상승기인 점을 고려할 때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게 설정하는 것도 어렵다. 코픽스 금리 상승에 따라 지난 16일부터 주요 시중은행들도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인상해 2%대 금리는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시행을 위한 시스템이나 자본확충 부분에서도 준비가 덜 된 상황이다. 정부의 신DTI 정책을 반영한 새로운 전산 시스템을 다시 개발하고 있다. 작년 말 실시하기로 했던 유상증자도 5000억원으로 규모를 늘리며 1분기로 미뤄졌다.

내부에서도 대출 방식, 금리혜택 등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 고위 관계자는 “아직 전사적으로 내부적 콘센서스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충분한 검토를 통해 금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서 혜택과 편의성을 높여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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