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영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영국 정부의 판단이 담긴 보고서가 공개됐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매체 버즈피드가 입수한 정부의 기밀문서의 이름은 ‘탈 EU 분석 - 영국 정부 브리핑’이다. 이번 달 작성된 이 문서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정부는 EU 탈퇴 이후 세 가지 상황을 가정해 경제 성장률을 가늠했다. 그 결과 최악의 경우 앞으로 15년 동안 영국의 경제 성장률이 기존 경제 성장률보다 8%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EU 관세 동맹과 단일 시장에서 탈퇴하는 하드 브렉시트다. 이 경우에 따르면 영국의 경제 성장률은 기존 전망보다 8%포인트까지 떨어진다. 만약 영국 정부가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다면 앞으로 15년간 경제 성장률은 기존 전망보다 5%포인트 떨어진다. 가장 나은 시나리오는 노르웨이 모델이다. 노르웨이 모델은 EU에서 탈퇴하더라도 EU에 예산을 내고 EU 회원국 국민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 경우 경제 성장률은 15년간 기존 전망보다 2%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친다.
BBC는 영국 정부가 유출된 보고서를 공식 발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티브 베이커 브렉시트 부장관은 “이 문서는 아직 예비 단계에 있으며 완전히 공개할 시 EU와의 협상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정부가 특정 무역 협상을 선택하고자 평가를 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노동당은 이 문서를 공개하고 의회에서 토론할 것을 촉구했다. 노동당의 브렉시트 담당인 키어 스타머 의원은 “이 문서는 부조리의 부조리를 보여준다”라고 비난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최근 몇 달 동안 메이 정부는 브렉시트 이후 미칠 잠재적인 시나리오 분석을 거부했다”며 “이제야 메이 정부가 왜 그랬는지 우리는 알게 됐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