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비스 고민…그룹 의존도 키우고도 실적 제자리

입력 2018-01-31 09:39 수정 2018-01-3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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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글로비스)가 영업이익이 악화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안정적인 매출을 위해 그룹 의존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원화 강세에 좀처럼 이익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글로비스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16조3583억 원, 영업이익은 0.2% 줄어든 7271억 원으로 나타났다.

글로비스 측은 “원달러환율의 하락으로 인해 반조립제품 매출에 타격을 입어 매출 증가세 만큼의 영업이익은 기록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회사는 2011년 현대로지틱스에서 지금의 현대글로비스로 사명을 바꿨다. 현대기아차의 물류일감을 통해 짧은 기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공정위는 대기업 계열사가 총수나 그의 친족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에 대해 일감몰아주기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2015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보유지분 13.5%를 블록딜을 통해 매각, 글로비스 지분율을 29.9%로 낮췄다.

하지만 공정위가 일감몰아주기 지분율 기준을 다시 20%로 낮출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비스 선택은 좁아지고 있다.

현재는 정몽구 회장 부자의 지분율(29.9%)이 공정위 법상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공정위의 규제가 20%대로 강화되면 지분율을 낮추거나 현대기아차 의존도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전자공시를 보면 현대글로비스가 2016년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 등 특수관계자와 거래한 비중은 전체매출에서 각각 36.4%, 24.3%를 차지한다. 전체 매출의 66.9%가 여전히 현대기아차를 통해 얻는 것이다. 2011년 86.8%에 달했던 의존도는 2015년 65.4%으로 줄었다.

현대글로비스는 높은 내부거래비율을 낮추기 위해 비계열사 매출을 키우고 관련 물류회사를 인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선박관리 전문회사 유수에스엠의 지분 100%를 110억 원에 인수했다. 해운사업을 강화하고 내부거래비중을 서서히 낮추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회사는 해외 계열사인 ‘글로비스 인디아 아난타푸르’에도 150억 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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