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채용비리, '사회적 파장' 확산…검찰 수사 결과 ‘메가톤급’ 후폭풍 예고

입력 2018-02-0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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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채용비리 의혹이 드러난 5개 은행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사회적 파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관련 은행들은 “정상적 채용”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메카톤급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용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여론이 확산될 경우, 그 파급력이 어느 정도 일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최고경영자 해임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에 채용비리 정황이 적발된 KEB하나은행(13건), KB국민은행(3건), DGB대구은행(3건), BNK부산은행(2건), JB광주은행(1건)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전날 금융감독원이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KB금융 최고경영진의 친인척은 2015년 채용 과정에서 840명 중 813등, 1차 면접 300명 중 273등이라는 최하위 성적을 냈다. 하지만 2차 면접에서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인력지원부 직원이 최고 등급을 줘 120명 중 4등으로 합격했다. 해당 인물은 윤 회장의 조카로 알려졌다.

또한 KEB하나은행 지원자가 필기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 수준이었는데도 전형 공고에도 없는 ‘글로벌 우대’ 전형을 통과했으며 임원 면접 점수도 조정됐다. 계열사인 하나카드의 사장 지인 자녀도 임원 면접 점수가 불합격권(4.2점)이었지만 점수를 4.6점으로 임의 조정해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은행이 또 같은 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미국 위스콘신대 등 특정 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의 임원 면접 점수를 올리는 비리를 저질렀다고 의원실은 파악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도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결과가 ‘정확하다’며 칼날을 세웠다. 최 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시중은행들의) 여러 가지 채용비리 상황을 (금감원이) 확인해 검찰에 결과를 보냈다”면서 “검사 결과가 정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이 채용비리 의혹 검사 결과에 대해 일부 시중은행들이 해명에 나서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채용비리와 연루된 최고경영자(CEO)에게 책임을 물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 원장은 “검찰에서 재확인한 다음에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놓고 노동계를 중심으로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노조)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본사에서 윤종규 KB금융 회장 출근 저지 집회를 열었다. 오전 6시 30분부터 로비와 임원용 엘리베이터 앞에서 ‘친인척 채용비리 윤종규는 퇴진하라’는 내용의 대형 피켓을 들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KEB하나은행 노조도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 확인에 나섰다. 하나은행 노조는 금감원이 확인한 22건의 채용비리 의혹 중 절반 이상인 13건이 하나은행에서 이뤄진 사실을 지적하며 조사 시기 이전에도 이 같은 비리가 만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한 공동 노조위원장은 “사외이사 관련 특혜채용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며 “향후 김정태 회장 퇴진 투쟁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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