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수탁액을 20조 원 더 불리는 겁니다.” 박규희 NH아문디자산운용 신임 사장에게 경영 목표를 묻자, 곧바로 돌아온 야심 찬 대답이다.
지난달 취임한 박 신임 사장을 서울 여의도 농협재단빌딩 본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현재 운용자산은 30조 원 규모로, 업계 8위 정도”라며 “이를 2020년까지 50조 원으로 늘리고, 순이익 3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박 신임 사장은 대체투자와 해외투자 부문 강화와 딜 소싱에 주력할 생각이다. 취임 직전 농협은행의 기업투자금융(CIB)부문 부행장으로 자금조달 방안을 고민했다면, 이제는 잘 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주식과 채권은 포트폴리오도 다양하고 운용 규모도 크지만, 해외투자나 대체투자는 여전히 시작 단계에 불과합니다. 우리 회사의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채권 또한 금리 인상 때문에 대안 찾기가 시급한 게 사실이죠.”
2년 전 시작한 대체투자 펀드 수탁액은 이날 현재 약 2조 원. 서울 여의도 파크원과 영등포 타임스퀘어 오피스동, 유안타증권 사옥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렸다. 올해는 7000억 원 이상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NH투자증권의 IB(투자은행)부서와 적극 협업, 시너지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또한 현재 4조 원 수준인 해외투자 수탁액도 합작사이자, 세계 8위 글로벌 운용사인 아문디운용과 협업해 더 큰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실탄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NH아문디운용은 작년 8월 농협금융지주와 연계해 30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인프라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투자 대상을 명시하지 않는 블라인드 펀드 특성상 알짜 투자대상을 찾아 장기투자에 나서는 게 특징이다. 현재 80억 원가량 투자된 상황으로, 올 상반기에는 5년 만기 목표의 해외 인프라 투자에 650억 원가량 투입할 계획이다.
남은 것은 NH아문디운용의 새 수장으로서 직원들과 펀드매니저들이 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업무 파악도 할 겸, 내부직원 소통을 위해 점심시간을 자주 활용하다 보니 밥값이 제법 많이 들었다는 후문이다.
박 신임 사장은 이 같은 구상의 성패가 시너지 강화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그는 “유능한 인력, 아문디의 인프라, 농협금융과 결합한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NH아문디운용’ 브랜드를 자본시장에 각인시킬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