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이 사업분할을 통해 미국 방산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2일 한화테크윈의 시큐리티 부문을 물적 분할 해 자회사로 편제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부터 사업분할로 3개의 자회사를 설립한 데 이은 사업분할이다.
기존 한화테크윈은 항공엔진 부문과 시큐리티 부문을 포함한 지주회사와, 한화지상방산,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 한화시스템을 자회사로 갖는 구조였다. 폐쇄회로TV(CCTV)를 생산·판매하는 시큐리티 부문을 제외한 한화지상방산,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은 자주포, 탄약운반차, 장갑차, 대공·유도무기 등 방산사업을 영위해 주로 방위사업청과 해외 업체와 거래해 왔다. 한화테크윈은 시큐리티 부문을 떼어낸 존속법인 한화테크윈의 사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칭)으로 변경해 항공 엔진 전문회사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작년 사업분할로 인해 각 회사의 투자 및 주요 사업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어 경영 효율과 업무 스피드가 증가했다”며 이번 분할을 통해 항공엔진과 시큐리티 모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는 미국 내에서 방산사업 입지를 키우려는 한화그룹의 초석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은 오는 3월 미국 워싱턴DC에 방산 분야 마케팅을 위한 현지 사무소를 열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국내 방산업체 중 전 세계에 탄약을 공급하는 풍산을 제외하고는 어떤 국내 방산업체도 미국의 장벽을 뚫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한화테크윈 미국 사업실장인 버나드 샴포 부사장을 주도로 워싱턴DC 펜타곤 인근에 마케팅 현지 사무소를 열기로 결정했다. 한화테크윈도 미국사업실 소속 임직원을 보내고 현지 방산전문가를 고용할 예정이다.
또한, 한화그룹은 미국 수출의 필수 조건인 현지 생산기반을 갖추기 위해 미국의 방산업체 인수와 합작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테크윈의 항공엔진 부품이 워싱턴DC에 설립될 사무소를 통해 납품을 추진될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화테크윈의 항공엔진 강화 전략이 맞물리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은 내수만으로는 힘드니까 수출 쪽으로 다각화하려는 방향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방산사업에서 주요 시장으로 꼽힌다. 실제로 2016년 기준 전 세계 국방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나라 1위는 미국으로, 미국의 국방비는 2위인 중국과 10위인 한국이 지출하는 국방비를 모두 더해야 조금 넘을 수 있는 만큼 막대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진출이 미국만 콕 집어 말할 순 없다”며 “향후 진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류정훈 기자 jungh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