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장 '재벌가 미성년자' 주식매입 늘어

입력 2008-03-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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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널뛰기 주식시장'을 틈타 일부 재벌그룹 총수일가 미성년자들이 수억원대의 주식을 매입하는 사례가 늘어나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7일까지 '상장사 최대주주 지분변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진, 두산, 한국타이어, KCC그룹 등 대기업 총수의 미성년자 직계 자녀 혹은 친인척이 계열사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차녀 유홍양(19)은 21억원 가량을 들여 지난 2월19일부터 3월4일까지 3회에 걸쳐 한진해운 주식 5만7143주를 새로 매입해 회사 지분을 1.42%로 높였다. 유홍양은 올해 8억3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아 재벌가 미성년자 중 가장 많은 배당 수입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홍양의 보유 주식지분 가치는 2월29일 종가기준으로 590억원대에 이른다.

현행법상 배당소득에는 배당소득세 22%와, 주민세 2.2%가 세금이 부과된다. 유홍양은 세금을 제외하면 약 6억2900만원을 받게 돼 관심을 받고 있다.

같은 기간 유홍양의 어머니인 최은영 한진해운 부회장과 언니 유경양도 8만5714주와 5만7143주를 각각 장내에서 사들였다.

세 모녀가 한진해운 주식을 매입하는데 투입한 자금은 이 기간 74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KCC그룹 정몽진 회장의 장남 명선군(14)은 올들어 지난달 1일 15억원 가량을 들여 (주)KCC 주식 2730주를 신규로 매입해 이 회사의 지분을 0.43%로 높였다. 정 회장의 장녀 재림양(18)도 7억원을 투입해 KCC주식 1380주를 사들였다.

명선군은 지난해 10월 KCC보유주식이 7000여주(지분율 0.07%)에 불과했지만 10여차례 장내매수를 통해 4개월만에 3만7000여주가 늘어났다. 현재 명선군이 보유한 KCC주식은 4만4996주에 달한다.

미성년자인 명선군이 그간 KCC주가를 감안해 주식 매입에 들인 자금 총액은 2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산그룹의 박씨 5세도 마찬가지다. 두산가 4세경영인 중 박정원 두산건설 부회장의 10대자녀인 상수군과 상민양은 지난달 13일 1억원을 들여 그룹지주회사인 (주)두산 주식을 매수했다.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의 차남인 박형원 두산전자 BG과장의 아들 상정군(2)과 딸 상아양(9)은 같은 시기에 1억6000여만원 어치의 (주)두산 주식을 매입했다.

한국타이어 조현범 부사장의 장남 재완군(5), 유빈양(2), 조현식 한국타이어 부사장 아들인 재형군(5), 재민군(2) 등 네 명도 각각 1억7000만원 어치씩의 한국타이어 주식을 장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11월13일과 14일에 걸쳐 이틀동안 각각 1만1000여주씩의 주식을 매입했다. 하지만 금감원에는 석달이 지난 뒤인 지난달 26일 뒤늦게 주식변동 신고서를 제출해 궁금중을 자아내고 있다.

재벌닷컴은 "금융전문가들에 따르면 조현범 부사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라는 점 때문에 자칫 미성년 자녀들의 주식매입이 알려질 경우 대통령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신고시기를 늦춘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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