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이 못 읽는 점자신용카드?

입력 2018-02-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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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카드를 발급하고 있지만 일부 카드는 시각장애인이 읽지 못하는 등 부실하게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들은 적게는 2개에서 많게는 4개까지 점자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모든 신용·체크카드를 점자카드로 발급하고 있다. 고객이 요청하면 카드에 점자를 입히는 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는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당시 금융위는 지난 1년여간 현장점검반을 통해 접수된 수용 사례를 토대로 전업 카드사에게 2017년 중 주력상품 2~3종을 점자카드로 출시하도록 권고했다.

하나카드는 2월 중 점자카드 3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 등 점자카드 발급을 위한 준비가 거의 끝난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모든 전업 카드사가 점자카드를 출시하는 만큼 시각장애인의 편의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점자카드에 시각장애인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규격이나 재질에 맞지 않아 카드번호, 유효기간 등을 인식하기 힘든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금융당국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재 점자카드 관련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은 별도로 없는 상황이다. 카드사들이 알아서 점자카드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김훈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연구원은 “기호는 일치돼 있지만 소재 등에 따라서 규격 등이 다른데 공인된 협회에 자문을 하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읽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 면서 “2012년 신한카드가 연합회 산하 점자도서관과 제휴를 맺고 점자카드를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점자카드에 대해 자문한 카드사는 없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 같은 문제를 파악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행정지도에 나서지는 하지 않고 있다. 관련 규정이 들어 있는 ‘금융소비자 모범규준’은 행정지도 사항이라 의무적으로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금감원은 관련 사안을 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 반영하는 등 금융사들의 자율적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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