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신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5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이날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해 파월 의장은 취임과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연준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그는 “오늘날 실업률은 낮고, 경제는 성장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율은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건전한 고용 시장, 가격 안정을 이룰 수 있는 통화 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증시는 이날 급락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과제로 떠안은 파월 의장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날 파월 의장은 증시 패닉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취임하자마자 큰 위기를 겪은 대표적인 연준 의장은 앨런 그린스펀이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당시 취임 2개월 만에 블랙먼데이를 맞았다. 블랙먼데이는 1987년 1월 19일 하루 만에 다우지수가 22.6% 빠진 날을 뜻한다.
높은 임금 상승률에 따른 인플레이션 회복이 긴축 압박을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지난달 미국의 시간당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상승했다.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셈이다. 오레곤대학의 팀 듀 거시 교수는 높은 임금이 경제 과열을 몰고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과열을 우려해 연준은 금리 인상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최근 미국의 경제 지표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우리가 보지 못했던 강한 회복세를 나타낸다”고 진단했다. 또 “임금 상승률이 나타내는 것은 우리 생각보다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NYT는 이날 주식시장에서 발생한 패닉은 아직 작은 규모라고 진단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이코노미스트는 “주식 시장에서 큰 침체가 확실해지지 않는 한 파월 의장은 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