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채용비리 논란 일파만파...당국, 2금융권 채용비리 조사 계획

입력 2018-02-07 11:02 수정 2018-02-0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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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KB국민은행 등 은행권 채용비리 논란이 사회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채용비리에서 시작된 후폭풍이 우리은행에 이어 전 은행권으로 확산됨에 따라, 검찰 발(發) 사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이어 보험, 증권, 카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채용비리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임을 밝혀 채용비리 문제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노조도 전형적인 ‘금수저’ 채용이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 檢, 수사 하루 만에 회장 집무실 전격 ‘압수수색’ = 검찰은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본점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업무방해’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은 수사관 25명을 보내 윤종규 회장 집무실과 채용담당 부서 등 6곳에서 채용비리와 관련한 증거를 확보했다. 전날 검찰이 채용비리 사건을 관할 지방검찰청에 배당한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이날 검찰은 인사 관련 서류와 윤 회장을 비롯해 결재라인에 속한 인사담당자들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자료를 분석해 채용 과정에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살피고 청탁자와 지시자를 밝혀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채용과정에서 20명의 ‘VIP 리스트’를 관리하며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 가운데 한 명은 윤 회장의 종손녀(누나의 손녀)다.이에 채용비리 사건 중심에 있는 KEB하나은행을 비롯해 JB광주·BNK부산·DGB대구은행 수사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KEB하나은행 사건은 서울서부지검, 지방은행은 관할인 대구·부산·광주지검이 수사 중이다.

◇ 교육단체 ‘손배소’압박… 심상정 의원, 은행 해명 재반박 = 시민단체도 은행권 채용비리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특히 교육단체는 출신학교를 차별한 KEB하나은행에 손해배상 소송을 걸겠다고 나섰다.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를 원고로 모집해 손해배상소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임원 면접 점수를 조정해 서울·연세·고려대와 미국 위스콘신대 출신 등을 합격시켰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민간 자율’이라고 해명한 은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심 의원은 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개채용은 수많은 지원자와의 약속”이라며 “그 기준과 다른 기준으로 채용하는 것은 약속을 저버리는 일” 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심 의원은 1일 KEB하나은행이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려고 면접점수를 조작한 내용을 공개했다. ‘SKY 대학’ 출신자는 면접점수를 올려 합격시키고 대신 다른 대학 출신자는 점수를 깎아 떨어뜨렸다는 내용이다.특히 금감원이 조사한 신한·농협은행 등 11개 은행 모두에서 크고 작은 채용비리와 공정하지 못한 관행들이 드러났다고 심 의원은 밝혔다. 채용 절차 이후의 내부감사를 소홀히 하는 등의 지적이 나온 것이다.

금융노조는 연일 경영진 퇴진을 외치며 전방위에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직원 10명 중 9명이 윤종규 회장 사퇴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노조 설문조사에 참석한 4703명의 직원 가운데 93%가 ‘채용비리는 정당하지 않다’고 답했고, ‘윤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도 87.8%에 달했다”며 “이런 여론에도 윤 회장은 종손녀가 입사 지원한 사실 자체도 몰랐다고 하는데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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