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당의 ‘잃는 정치’

입력 2018-02-0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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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욱 정치경제부 기자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의 투자 격언은 ‘첫째, 절대로 돈을 잃지 말라’, ‘둘째, 첫 번째 원칙을 잊지 말라’이다. 이런 단순하고도 명료한 원칙은 워런 버핏이 미국 최고의 투자자가 됨으로써 스스로 증명해 냈다.

정치도 따지고 보면 투자다. 사람에 대한 투자다. ‘민심이라는 부가가치를 얻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에서 정치와 투자는 닮았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최근 정치 행보를 보면 민심을 ‘얻는’ 정치가 아니라 ‘지키는’ 정치에 급급하다. 한국당의 정치 행보는 지지자들의 입맛에 맞는 정치임은 틀림없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자들의 구미에 맞는 구호와 정책을 내놓으면서 지지자들을 유지한다.

그러나 이런 전략은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의 마음을 끌어오는 데는 실패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중도 진영의 선택마저도 머뭇거리게 할 수 있다. ‘절대로 잃지 말라’는 투자 격언에 어긋나는 셈이다.

한국당의 문제는 정치적인 영토를 더는 넓히지 못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야당으로서 평균 지지율을 20%대까지 끌어올린 것은 ‘지키는 정치’의 결과다. 하지만 오는 지방선거와 21대 총선, 나아가 차기 대선에서 승리를 노리는 야당이라면 더는 보통의 민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한국당의 목표가 현재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이라면 지금의 투자법이 옳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권 창출이라는 ‘대박’을 지향하는 공당이라면 지금의 전략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국당이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특정 종합편성채널의 취재를 거부하거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당에 유리한 것만 ‘취사선택’해 발표하는 당 지도부의 모습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오보에는 정식 법적인 절차로 대응하면 그만이다. 낮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면 된다. 국민은 당의 이러한 모습에 마음을 열 것이다. 그러면 지지율은 어느샌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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