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겨우 뮤지컬 두 편 만드는 돈으로 올림픽 개막식 준비... 우리 핫팩 최고더라”

입력 2018-02-0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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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환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 인터뷰

▲송승환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연합뉴스)
▲송승환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연합뉴스)

송승환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콘셉트를 '조화(전통문화)'와 '융합(현대문화)'이란 키워드로 꼽으며 "유일한 분단국가로 누구도 전쟁을 원치 않는 한국인의 절실한 마음을 담아 평화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9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진행된다.

이에 600억 원의 예산이 든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베일을 벗는다. 개막식 주제는 '피스 인 모션'으로 연기자이자 뮤지컬 퍼포먼스 '난타'의 제작자인 송승환 감독이 총감독을 맡았다.

송승환 감독은 중앙일보에 평창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조화와 융합을 콘셉트로 열정과 평화를 표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승환 감독은 "평창 이후 일본(2020년 도쿄 올림픽), 중국(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이어져서 그들과 다른 뭘 보여줘야 할지 고민했다"며 "인문학자들과 수차례 자문 회의를 한 끝에 우리 문화 요체로 조화(전통문화), 융합(현대문화)이란 키워드를 뽑았다"고 설명했다.

송승환 감독은 "건축만 봐도 자연을 압도하는 중국, 인공적인 일본과 달리 우리는 자연과 어우러진다. 현대문화 K팝도 미국 영향을 받았지만 그에 종속되지 않고 고유성을 가진 융합의 힘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송승환 감독은 전통을 강조하던 것과 달리 현대적인 문화역량이 성장한 만큼 개회식에서 이를 보여주기 위해 힘썼다는 것. 송승환 감독은 "전통을 살리면서도 K팝, 미디어아트, 현대무용, 마임, 디지털 퍼포먼스 등이 융합된 글로벌한 쇼로 꾸미며 음악도 퓨전음악을 많이 썼다"며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 음악인 아리랑도 EDM 편곡을 했으며 각국 선수단 입장 음악도 EDM 편곡한 K팝"이라고 전했다.

송승환 감독은 예산과 장소 등 개막식 준비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을 회상하기도 했다. 송승환 감독은 "600억 원의 예산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평창이다 보니 운송비와 숙박비가 많이 들었다. 전기, 조명, 음향 등 하드웨어 비용도 컸다. 실제 콘텐츠 제작 비용은 30%인 200억 원 정도로 뮤지컬 두 편 만드는 금액이었다. 게다가 개막식은 보통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는데 평창에는 임시로 전용 공간을 지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은 톨스토이, 차이코프스키, 칸딘스키 등 유명 예술가 작품만 내놔도 꽉 찼다. 베이징은 6000억 원의 예산과 인력을 때려부었다. 자칫 흉내 내다가 비교당할 바에 차별화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무대가 비어 보이지 않게 상상력과 기술을 동원하고 특히 영상을 많이 활용했다는 것. 송승환 감독은 "적은 예산에 출연자도 많지 않으니 무대 바닥을 매핑 영상으로 채우는 식으로 영상을 많이 썼다"고 고백했다.

송승환 감독과 스태프들이 매서운 한파 속에서 야외 공연을 차질 없이 준비해 올 수 있었던 비화도 전해졌다. 송승환 감독은 "출연자 1000명이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아이젠을 신발에 착용하고 연습했다. 옷을 서너 겹 입는 건 물론 핫팩을 열 개씩 붙였다. 평생 받을 방한용품 선물을 이번에 다 받은 것 같다"면서도 "야외 촬영 경험자로서 한마디 하자면 우리나라 핫팩이 최고다. 평창도 그 덕 많이 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PMC프러덕션 감독이자 성신여자대학교 교수인 송승환 감독은 1965년 KBS 아역성우로 데뷔해 1982년 백상연기상, 2007년 뮤지컬대상 프로듀서상, 2012년 제3회 대중문화예술상 보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으며 1997년 뮤지컬 퍼포먼스 '난타' 총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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