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궁극의 스피드 머신, 포르쉐 911 카레라S

입력 2008-03-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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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어떠한 목적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인간에게 잠재된 이 폭력적인 성향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해소할 수 있는 길을 터놨는데, 그 중에 하나가 격투기나 복싱 같은 스포츠다. 사람들은 선수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모터스포츠도 실은 이러한 ‘대리만족’을 주기 위해 태동되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반 도로에서는 제한속도가 100~120km 수준이니 스피드 마니아를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그러나 자동차 경기장에서는 드라이버가 감당할 수만 있다면 속도를 높인다고 해서 태클을 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포르쉐가 일반 도로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드라이빙 머신으로 꼽히는 데에는 바로 모터스포츠의 바탕 위에서 성장한 배경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번에 시승한 포르쉐 911 카레라S는 911의 여러 모델 중 GT2나 GT3처럼 마니아가 즐기는 차와는 달리 일반인들이 다룰 수 있는 가장 뛰어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터보 모델에 비해서는 가격이 합리적이다.

카레라S는 3.8ℓ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얹고 355마력의 최고출력으로 0→100km/h를 4.8초에 끊는 성능을 지녔다. 일반 승용차에 비하면 엄청난 파워지만, 911 GT2(530마력)나 터보(480마력), GT3(415마력)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공도에서 다루기에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5단 팁트로닉 S 기어를 달았으며 최고시속은 293km다.

포르쉐에는 911말고도 카이맨과 복스터라는 모델이 있다. 이들 모델과 911은 전체적인 스펙과 출력에서 격차를 두고 있지만, 베이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911 카레라는 최고출력이 280마력에 불과(?)하다. 카이맨S나 복스터S처럼 295마력 엔진을 얹은 하위 모델에는 체면이 서지 않는 수준. 따라서 개인적으로 주변 사람들이 911을 고른다고 할 때 가장 먼저 추천하는 차는 카레라다.

시동키는 레이싱카에서 유래한 전통대로 아직까지 스티어링 칼럼 왼쪽에 자리한다. 왼쪽 손으로는 시동을 걸고, 오른쪽 손으로 기어를 넣어 남보다 빠르게 출발하려는 포르쉐 레이싱카의 전통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911의 팁트로닉 기어는 수동 기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반응이 빠르고 정확하다. 특별히 기어를 넣고 빼는 스킬이 없어도 속도를 감당할 자신만 있다면 가속 페달을 밟아도 문제없다. 게다가 수동 모델의 경우는 클러치의 반발력이 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 상당한 피로감을 주는데 반해 팁트로닉 기어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에는 스포츠세단 같은 일반 승용차도 시프트 패들을 장착하는 추세지만, 포르쉐 팁트로닉의 정확성과 편리함을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다. 예를 들어 대개 다른 모델들은 수동 모드로 변속하려면 기어를 수동 모드로 변환해야 하지만, 포르쉐는 D모드에서 스티어링 휠에 달린 팁트로닉 스위치를 건드리면 바로 수동 모드로 전환된다. 양산 세단 중에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 메이커는 BMW를 비롯해 몇몇 메이커에 지나지 않는다. 포르쉐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자는 이메일 아이디가 페라리일 정도로 오래 전부터 페라리 마니아였다. 예술적인 보디라인과 강력한 성능의 조화는 다른 어떤 모델과 견주기 힘들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그러나 페라리의 스페셜한 느낌을 즐기는 데에는 여러 제약 조건이 따른다. 특히 도로상황이 좋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즐기기에는 더욱 그렇다.

그에 반해 포르쉐 911은 출퇴근 차로 써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일반도로와 잘 어울린다. 페라리처럼 낮은 하체로 인한 차체 손상을 염려할 필요도 없다. ‘궁극의 스피드 머신’을 매일 같이 만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일이다. 단, 당신의 통장 잔고가 포르쉐를 감당할 수 있다면 말이다.

포르쉐 911 카레라S 프리미엄 패키지

레이아웃-------뒤 엔진, 뒷바퀴 굴림, 2도어, 2인승 스포츠카

엔진, 기어-----수평대향 6기통 3.6ℓ 가솔린 엔진, 355마력/40.8kg ․ m 팁트로닉 5단

길이×너비×높이-4430×1810×1300mm

서스펜션 앞/뒤--스트럿/스트럿

타이어 앞, 뒤---235/35ZR19, 295/30ZR19

연비, 가격-----6.7km/ℓ, 1억5420만원

BEST----------편한 운전과 폭발적인 스피드

WORST---------가격이 좀 더 착해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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