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어디로?···당분간 재매각 표류 불가피

입력 2018-02-1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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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인수 포기 후 안갯속…증권사 목표주가 낮춰, 다음 실적 나올 때까지 지켜볼 듯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매각 중단을 선언하면서 대우건설 M&A가 안갯속에 휩싸이게 됐다.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되며 매각 기일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 실사를 벌이던 중 해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점을 발견하고 매각 작업을 8일 전격 철회했다. 발표 전날인 7일만 하더라도 산업은행과 호반건설 M&A팀은 회동을 하고 정밀실사 일정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 호반건설이 돌연 입장을 바꾸며 산업은행을 당혹케 했다.

산업은행은 호반건설의 포기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하고 당일 오전만 해도 “아직 포기 의사를 받은 바 없다”면서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이날 오후 4시쯤에는 결국 “대우건설 주식매각 절차를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금호타이어에 이어 대우건설 매각도 무산되며 산업은행의 책임론이 거세다. 매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이미 2016년 3분기 보고서에 대해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은 바 있다. 대우건설은 이에 따라 회계법인과 전체 해외 현장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새로운 회계기준에 따른 잠재 손실을 2016년 결산 때 반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또 해외 부문에서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면서 산업은행의 관리감독 부실 논란은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번 호반건설의 인수 포기로 대우건설 매각은 당분간 추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매각 과정에서 호반건설이 단독 입찰했을 정도로 흥행에 실패한 데다 이번 포기로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도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내부 논의만 진행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매각을 다시 추진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우건설 인수가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대우건설 주가가 지금보다 더 올라야 하는데 이번 악재와 함께 추가로 부실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더해지며 당분간 대우건설 주가 전망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일부 증권사들도 대우건설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여기에 추가 부실이 드러날 수도 있는 만큼 인수의향이 있는 기업들도 다음 실적이 나올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추후 매각 일정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일정이 상당히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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